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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성묘객의 실수에 의한 불씨가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불을 낸 사람의 고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나아가 매년 반복되는 봄철 산불을 조기 진압하려면 '초기 방어선 구축'이 관건인 만큼 '드론'을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 장비로 상용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24일 의성 산불을 낸 혐의로 50대 성묘객 A씨를 특정해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이 나자 A씨는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다 실수로 불을 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경찰청도 24일 경남 산청 산불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예초기 작동과 관련해 B씨를 참고인 조사했다고 밝혔다. B씨는 산 중턱 자신의 농장에서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던 중 불꽃이 튀며 발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불이 나자 산림청은 산불 1시간 만에 산불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 40분께에는 산불 3단계로 격상하며 진화에 나섰다.
◆ 산청군, 3명 숨지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 "무리한 인력 투입 아니냐"
이번 산청 산불로 불을 끄던 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끝내 숨졌다. 이들은 모두 경남 창녕군 소속이다.
숨진 이들은 지난 22일 오전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작업 도중 산 중턱에서 고립되면서 목숨을 잃었다.
경남공무원노조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진화대원들은 방재트럭으로 현장에 접근해 진화를 돕거나 잔불 정리에 투입되는 게 상식"이라며 "현장 지휘본부가 무리하게 인력을 투입하며 발생한 사고가 아닌지" 지적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산림 손실도 막대하다. 의성 산불의 피해면적은 1만 2565㏊로 대형산불 중 역대 3번째를 기록했다. 의성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밤 사이 피해면적이 크게 늘었다.
산림청은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산불 지속 시간이 24시간 이상 이어질 경우 '대형 산불'로 분류한다.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 2005년 '낙산사 화재' 강원 양양 산불, 2019년 강원 동해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등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
◆ 법조계 "최소 벌금형~고의 인정 시 징역 15년형"
이번 산불이 실화(失火)로 밝혀진다면 실화자들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최대 실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림보호법 53조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산림을 태웠거나 자신의 산림을 불로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반 실화죄보다 처벌이 중하다.
형법 170조(실화죄)를 보면 공용 물건이나 타인 소유 물건을 불태운 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15년 부산에서 담뱃불을 버렸다가 산불을 낸 60대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6년 충북 충주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을 낸 60대는 징역 10개월에 8000만 원의 배상금 판결을 받았다.
방화자의 고의가 인정된다면 7년 이상~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판사 출신 문유진 변호사는 "과실이 아닌 고의로 산에 불을 지른 방화범의 경우에는 7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으로 훨씬 무겁게 처벌된다"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강릉 산불 방화범은 징역 12년이 선고됐고, 96번의 산불을 낸 자에 대해선 징역 10년형 뿐만 아니라 4억2000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판결이 선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 산불의 경우 당시 재판부는 "평소 억울한 마음을 품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상당한 손해를 봤지만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전문가 "산불, 초기 방어선 구축이 관건 … 드론 투입 상용화해야"매년 봄이 다가오면 반복되는 대형산불에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작은 불씨가 대형산불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선 '초기 방어선 구축'이 중요한데 여기엔 드론과 같은 장비 투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산불 예방법은 누구나 잘 알지만 입산 시 잘 지키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다"며 "그렇다면 사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초기 방어선 구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 교수는 "드론을 활용해 신속하게 방어선을 형성한다면 불길을 차단할 수 있는 지점을 설정해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이 불길로 뛰어들 경우 산불의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더러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적절한 예산 투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백 교수는 "매년 봄마다 산불은 반복되는데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은 더디다"면서 "정부가 이를 위해 적절한 예산을 집행해 인력 및 장비 강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림청 조사 결과 2015~2024년 10년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 546건 중 입산자 실화가 171건(31%), 쓰레기 소각이 68건(12%), 논·밭두렁 소각이 60건(11%), 담뱃불 실화가 35건(6%)로 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민들이 입산 시 행동 규정을 잘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 교수는 "산불은 자연 발화보다 취식 행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 근처에서 쓰레기 태우지 않기, 조리·취식 하지 않기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25/20250325002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