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이경우·황대한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승정)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했으나 자백한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경우·황대한·연지호가 피해자를 강도·살해할 마음을 먹고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 부부를 납치한 후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강취하고 살해할 계획을 세워 장기간 미행하며 기회를 노린 끝에 저지른 범행"이라며 "이경우·황대한은 고의를 부인하고 있고, 최초 범행 제안도 자신들이 아니라면서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등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 깊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이모씨와 범행에 사용된 약물을 제공한 이경우의 배우자 허모씨에게도 징역 5년이 각각 선고됐다.
범행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각각 징역 8년과 6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이경우와 살해까지 사전에 모의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살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올해 3월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해자 A(사망 당시 48세)씨를 차로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예비·사체유기)로 기소됐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A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에 범죄자금 7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경우는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황대한·연지호는 피해자 부부를 감시·미행하다 범행 당일 A씨를 납치해 차에 태우고 휴대전화를 강취한 다음 향정신성의약품을 주사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쓰인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취제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경우의 배우자 허모씨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유상원과 이경우가 범행 당일 A씨에게서 알아낸 비밀번호로 암호화폐 거래소 계정에 접속해 암호화폐를 빼앗으려 했으나 로그인에 실패해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이경우·황대한·유상원·황은희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범행에 가담한 이씨에게는 징역 7년, 허씨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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