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여야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잠룡들의 명운이 총선 승패에 달려 있어 남은 기간 선거의 열기는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30일 뒤 정치적 위상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여야 간판으로 각각 선거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 관한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차기 대권 1위 자리를 놓고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장래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은 24%, 이 대표는 23%의 지지율을 얻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 대표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한 위원장은 '조용한 공천'과 '현역불패'라는 긍·부정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한 위원장은 당초 '정치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와 함께 총선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여당의 총선 승리라는 첫 정치 이력을 지니게 될 경우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단숨에 굳힐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는 총선에서 현재와 같은 '여소야대' 현상을 유지한다면 계속해서 야권 선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패배하면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의 책임론은 물론 사법리스크와 당 내 쇄신론에 봉착해 당 대표로서의 입지조차도 불안해질 수 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저격수'를 자처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차기 잠룡으로 거론된다. 원 전 장관은 '건설노조와의 전쟁'을 강력 추진하면서 정부의 노동개혁 등 국정운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 전 장관이 인천 계양을에서도 선전하거나 이 대표를 꺾고 당선될 경우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따른다.
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불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도 총선 결과에 따라 입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최초 4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각각 서울과 대구 지역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이 패배해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초래하면 이번 총선에 나서지 않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 비주류 잠룡의 공간이 커질 수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야권의 차기 잠룡으로 거론된다. 이 공동대표와 조 대표의 정치생명은 이번 총선에서 차지하는 제3지대 지분에 걸려 있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민주당의 대권 잠룡 중 하나다. 민주당은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에 안철수 의원과 맞붙을 적수로 이 전 지사를 전략공천했다. '친노(친노무현) 핵심'인 이 전 지사가 야권의 '험지'에서 안 의원을 꺾을 경우 대선 발판은 물론 당 내 친노·비명(비이재명)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생환 여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또 다른 제3지대를 만들어 경기 화성을을 자신의 승부처로 택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 강세 지역인 화성을에서 국민의힘보다 앞서거나 당선될 경우 윤석 대통령과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며 차기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원 조사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11/202403110018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