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유세 중 내뱉은 '혐오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9일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서 선거 운동을 하던 중 젊은 남성을 향해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으며 웃었고 이 장면이 자신의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송출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2찍'은 지난 대선 당시 기호 2번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말로,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표현이다.
이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같은 지역구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찍도 2찍도 모두 계양구민"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날 국민의힘도 논평을 내고 "극단적 갈라치기로 국민을 비하하고 있다"며 "민주당 최대 리스크는 대표의 가벼운 입"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개딸들의 아버지답다"며 "국민을 진영으로 편가르기하며 비정하게 갈라쳤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2찍이라며 꼬리표를 달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일부 과격한 지지자들이 쓸법한 단어가 제1야당의 대표에게서 나왔다는 것에서 품격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며 "내 편이 아니라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우리의 정치를 다시 분열과 구태로 몰아갈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진영 논리의 폐해, 갈라치기 등 정치권의 잘못된 행태를 반드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총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최대 리스크는 당대표의 가벼운 입"이라며 "연일 끊이질 않는 민주당 내 공천 논란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국민의힘으로 향해 돌리려던 이 대표가 거듭된 허위 사실들을 내뱉으며 3중 고발당했다"고 지적했다.
호 대변인은 "이 대표를 조선 정조대왕에 견주고 차은우보다 잘생겼다 치켜세우는 달콤한 말의 향연이 난무하는 친명 인사들만이 주위에 있으니 현실을 직시하기 어려운 듯 보인다"며 "공천 시스템 오작동을 덮어보려 이재명 대표가 쉽게 뱉었던 말들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갈라치기 혐오 발언' 등 비판이 쇄도하자 이 대표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제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국정운영의 무거운 책임을 맡고도 이 나라 주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만 속에 국정을 손 놓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국민과 가까이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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