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격전지인 한강벨트 중에서 '여전사 맞대결'이 성사된 중·성동갑 지역구가 이번 총선의 뜨거운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에서는 자타공인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출격한다.
◆민주 텃밭이었지만…부동산 지형 변화로 보수세↑
서울 중·성동갑은 강북에서 마포구, 용산구, 광진구와 함께 한강벨트로 묶이는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이다.
현재 서초을에 출마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거구 획정 전후 모두 이 지역구에서 3선을 했다. 홍 원내대표보다 앞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깃발을 꽂은 곳이 성동구 지역구다. 그는 34살의 나이에 16대 총선에서 당선됐고 17대에도 이곳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주당 텃밭으로만 여겨졌던 이곳에도 '보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성동구 지역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이 각각 더 높았다.
당초 노후 주택가가 밀집했었지만 최근 성수동을 중심으로 상권이 살아나고 초고가 아파트로 부동산 지형이 변모하면서 표심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성수동에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조성'과 압구정·성수동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강변 파노라마 경관 형성' 등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지역구 내 개발 욕구는 솟구치는 상황이다.
이 틈에 국민의힘은 경제전문가라는 강점을 지닌 윤 전 의원을 내세워 지역을 공략하기로 했다. 윤 전 의원은 총선에 재도전하면서 "경제 전문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중·성동갑 지역구, '무연고' 두 여전사의 맞대결
국민의힘은 윤 전 의원의 경제 전문성 뿐만 아니라 '운동권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도 내세웠다. 당초 중·성동갑에서는 임종석 전 실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맞수'로 윤 전 의원을 일찌감치 단수 공천한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임 전 실장에 대해 '586 구태정치인'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의 '공천학살' 지탄을 받는 와중에도 당 내 갈등의 핵심이던 친문 임 전 실장을 끝내 공천 배제했다. 대신 이 지역구에 윤 전 의원의 맞상대로 전 전 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전 전 위원장을 공천한 요인 중에는 윤 전 의원과의 '악연'이 작용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전 전 위원장 체제의 권익위가 2021년 윤 전 의원 부친의 세종시 부동산(농지) 투기 의혹을 조사했고, 이는 윤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도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자진사퇴 이후 고발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혐의 판단을 받았고 부친도 해당 농지를 전부 매각, 3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급회에 기부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전 의원을 상대할 당 후보로 임 전 실장보다 전 전 위원장이 "전략상 더 필요했다"고 했고, 안규백 공천관리위원장도 한 인터뷰에서 전 전 위원장을 '부합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 전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을에서 현역인 당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전 전 위원장을 '선거의 여전사'라는 점과 3선 도전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與 "지역 내 개발 욕구 크다"…野 "당심 합쳐질 것"
중·성동갑 지역에 밝은 한 국민의힘의 관계자는 통화에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발현시켜줄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서울은 지방보다 연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적고 오히려 경제 전문가가 오는 걸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 사정에 밝은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 공천으로 시끄러웠던 지역인 만큼 당원들이 하나가 돼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우리 당 조직력이 좋은 동네라 당심이 합쳐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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