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현 정부의 '독도 지우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괴담에 기댄 정치로 국민을 선동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괴담 정치'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정작 민주당 내에서는 자정 기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에 의존하는 정치 문화가 당내 '집단지성'을 위축시킨 결과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김병주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가 지난 25일 내린 긴급 지시에 따른 조치다.
민주당은 최근 서울 지하철 역사 및 전쟁기념관에 독도 조형물이 철거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후화된 전시물 교체마저 정치 선동의 소재로 삼는 민주당을 향해 "밑도 끝도 없는 괴담 선동 정치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광우병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에 대한 '괴담 정치'를 펼친 전력이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도 정부를 공격하고자 괴담을 퍼뜨린다는 것이 여권의 시각이다.
최근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명확한 근거를 대지 않은 채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설'을 거론한 것도 '아니면 말고 식 괴담 정치'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지도부가 괴담을 통한 여론몰이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누구 하나 제동을 거는 이가 없다. 일찍이 '이재명 일극 체제'가 완성되면서 다른 의견이 민주당 안에서 사라진 것이다. '개딸'의 폭력적 팬덤이 다양한 목소리를 위축시킨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의 연임 확정으로 마무리된 8·18 전당대회에서 '개딸'은 실력 행사로 최고위원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최고위원 후보로 경선 초반 선두를 달리던 정봉주 전 의원은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는 발언으로 '개딸'의 빈축을 산 끝에 낙선했다.
반면, 김민석 후보는 이 대표가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나"라며 노골적으로 밀어줘 수석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당선권 밖이던 전현희 후보는 "김건희 살인자" 발언으로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개딸'이 당 지도부 자리도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키운 것이다.
이와 관련,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전체주의'에 비유했다.
그는 "인류가 경험한 최악의 체제인 전체주의는 대중의 정치적 관심을 동원해 집단적 열정과 광기로 표출시킨다. 나치와 문화대혁명이 그렇다"며 "최고위원 당선자들이 (전당대회 결과를) '집단지성의 결과'라고 하는 걸 보면서 객관화나 자기 성찰이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당이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으로 변했다"고 진단한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김종민·이원욱·조응천)의 지적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이후에도 이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강성 지지층과 '개딸'의 눈치를 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팬덤 정치'는 계속됐다.
최근 정치 복귀에 나서며 '이재명 대항마'로 떠오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대표를 겨냥해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 총재 시절과 지금의 민주당은 괴리가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권 원로는 "DJ는 세가 약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반대파를 설득하고 끌어안고 포용하려 했다. 반대파를 포용하고자 당내 주요 당직도 반대파와 나눴다"며 "하지만 지금의 이재명 체제는 자기와 입장과 생각이 다르면 무참히 짓밟아버린다. 이재명으로 인해 민주당의 정통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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