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악용해 충신 제거한 가사도‧진회
수요 있어야 공급도 가능…국민이 행동해야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생몰연도 1841~1931)은 프랑스의 사상가‧사회심리학자다. 군중심리학 연구로 명성을 떨친 그는 군중을 두고 “개인의 합리성을 상실한 채 맹목적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집합체”로 규정했다. 현대 프로파간다‧마타도어 등을 정립한 나치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도 그의 ‘팬’이었다고 한다.
개인이 이성을 상실하고 다수의 감정에 휩쓸려 하나의 ‘부품’이 되어버리는 군중심리는 동서고금 난신적자(亂臣賊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 송(宋)나라의 전설적 간신이었던 가사도(賈似道‧1213~1275)‧진회(秦檜‧1090~1155) 등도 그들 중 하나다.
가사도는 음서(蔭敍)를 통해 제도권에 진입한 인물이었다. 음서는 공신의 자손에게 이유불문 관직을 주는 제도로서 한마디로 ‘낙하산’이다. 본래 일개 고을 창고지기였던 가사도의 권세는 그의 누이가 황제 이종(理宗)의 후궁이 되면서 급격히 높아졌다. 가사도는 예술광이었던 이종의 취향에 맞춰 각종 컬렉션을 수집하는 등 황제의 비위를 맞추는 데에도 능했다.
가사도는 ‘세기의 협잡’을 펼치는 등 프로파간다‧마타도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259년 몽골제국이 남송(南宋)을 침공하자 가사도는 출병했다. 전쟁 와중에 몽골제국 대칸(大汗)인 몽케 칸(Möngke Khan)이 붕어(崩御)하자 제국 내부에는 혼란이 발생했다. 몽케의 동생 쿠빌라이(Khubilai)는 막내동생 아리크부카(Arik Bukha)가 본국에서 즉위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회군하려 했다.
가사도는 때를 놓치지 않고 이를 프로파간다에 활용했다. 그는 쿠빌라이에게 밀서를 보내 “나는 공격하는 척 할 테니 당신은 이를 구실로 철군해 아리크부카를 쳐라”고 제안했다. 쿠빌라이 입장에서는 아직 내전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린다면 아군들로부터 ‘반란군’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인해전술의 남송에게 부득이하게 밀려 회군했다고 하면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쿠빌라이가 철수하자 가사도는 ‘남송판 틀튜버’처럼 헛된 지식들을 장황하게 읊으며 “이건 다 육도삼략(六韜三略)에 능한 나의 초인적 용병술 덕분”이라고 허위선전했다. 이종은 헛소문을 철썩 같이 믿고서 가사도를 무려 우승상(右丞相‧재상)에 임명했다. 적잖은 백성들도 군중심리에 휩쓸려 가사도를 칭송하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고달(高達)‧이정지(李庭芝) 등 의구심을 품은 이들은 속 좁은 인간으로 몰리는 등 가사도의 ‘갈라치기’ 앞에 한숨만 내쉬어야 했다.
그러나 ‘세기의 협잡’은 머잖아 밑천을 드러냈다. 아리크부카와의 내전에서 승리해 몽골제국 대칸 겸 원(元)나라 초대 황제에 오른 쿠빌라이 칸은 1261년 남송에 사자를 보냈다. 자아도취에 더해 거짓이 드러날까 두려웠던 가사도는 그대로 사자를 억류했다. 대로(大怒)한 쿠빌라이는 또다시 대군을 몰아 남벌에 나섰다.
남송 조야(朝野)는 ‘육도삼략의 화신’ ‘용병의 신’ 가사도를 열렬히 찬양하며 그에게 병사를 딸려 등 떠밀 듯 내보냈다. ‘명장호소인’ 가사도는 다시 두뇌회로를 돌려 몽골군 대장 바얀(Bayan)에게 밀서를 보내 엎드려 빌다시피 하며 철군을 호소했다. 그러나 몽골인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협잡에 또 당할 리 만무했다.
여러 병법 중 오직 삼십육계 줄행랑에만 통달했던 가사도는 한 싸움에 깨박살이 나 걸음아 나 살려라 달아났다. 탄핵 후 파직돼 유배길에 오른 가사도는 그 과정에서 의인에 의해 목숨 잃었다. 가사도의 협잡은 남송의 운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남송은 가사도 사망으로부터 불과 4년 뒤 송말삼걸(宋末三杰)의 처절한 분투를 뒤로 하고 멸망했다.
가사도의 선배 격인 진회도 인간말종으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다. 진회 시절에는 송나라, 그리고 여진족의 금(金)나라가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진회는 위협적인 금나라에 맞서 강력한 국방력을 기르거나 예방전쟁에 나서는 대신 굴종외교만을 고집했다. 그 배경에는 비록 가는 길은 달라도 오직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이 아닌 무능하고 겁 많은 황제 최측근으로서의 권력욕만이 있었다.
악비(岳飛‧1103~1141)는 송나라의 학자‧명장이자 충신이었다. 그는 조공외교만으로는 금나라의 체급만 키워줘 종래에는 여진족 침공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꿰뚫고 있었다. 때문에 악비는 황제 고종(高宗)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북벌을 관철시키고 직접 대군을 이끌고 나아갔다. 그가 출정할 때 악비의 어머니는 아들의 등에 진충보국(盡忠報國‧또는 정충보국)이라는 글자를 새겨주었다고 한다.
악비가 놀라운 전공을 세우면 세울수록 조정 내 주화파(主和派)의 입지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진회는 ‘남송판 틀튜버’처럼 간사한 혓바닥을 놀리기 시작했다. 없는 죄를 날조해 퍼뜨리고 악비를 수차례 소환한 끝에 끝내 옥중살해했다. 바야흐로 고토(故土)수복을 목전에 둔 최고사령관을 참살한 이 기막힌 내부총질에 한세충(韓世忠) 등 충신들은 분노했다.
문무백관들은 진회를 둘러싸고 악비를 변호하며 그의 죄목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추궁했다. 할 말이 궁해진 진회가 내놓은 대답은 약 1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회자될 정도로 ‘걸작’이었다. ‘막수유(莫須有)’ 즉 “아마 죄가 있을지도 모르지” 진회의 패악질은 가사도 등의 ‘롤모델’이 돼 끝내 정권연장의 꿈을 막아버렸다.
이후 역대 왕조는 결박된 채 무릎 꿇은 진회 부부 동상을 악비의 묘 앞에 세우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았다. 진회의 아내는 “악비를 처형하라”며 남편을 부추겼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 동상은 무려 800년 이상 보존되고 있다. 역사상 얼마나 많은 이들이 침을 뱉었는지 동상 옆에는 “공공보건상 침을 뱉지 마시오”라는 안내문까지 있다. 반면 악비는 관우(關羽)와 함께 무묘(武廟)에 합사돼 충의의 정신을 길이 남기고 있다.
오로지 제 일신의 권세‧물욕 등만을 위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일삼는 ‘틀튜버’들의 행각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고조된다. 이들은 정권교체가 무색하게 현 정부를 안에서부터 송두리째 갉아먹어 정권연장마저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히 가사도‧진회에 비견될 수 있다.
‘틀튜버’ 퇴출의 전제조건은 이들의 프로파간다‧마타도어 등이 먹히지 않도록 그 수요자, 즉 당원과 국민이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전세계가 찬탄하는 산업화‧민주화 등의 주역인 대한민국 국민은 그 누구보다 현명하기에 충분히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난신적자들에게 있어서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 건 없다.
본 칼럼에서의 '틀튜버' 표현은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 MZ세대를 올바르게 키워주시고 이끌어주신 이 땅의 대다수 존경하는 어르신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결코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맹목적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일부 유튜버들을 일컫는 '대명사'로서의 오늘날 보편적 표현을 차용했음을 말씀올립니다. 그래도 혹 불편하셨을 분들께는 모쪼록 오해가 없으십사 하는 말씀과, 심심한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서운 내용인데 곳곳에 유머가 있어서
더 쉽게 글이 술술 읽혔던 것 같습니다.
틀튜브는 종국에는 양극단만 남고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리라 생각합니다.
문재인에게 속았다가 지금은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습니다.
다만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본 칼럼에서의 '틀튜버' 표현은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 MZ세대를 올바르게 키워주시고 이끌어주신 이 땅의 대다수 존경하는 어르신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결코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맹목적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일부 유튜버들을 일컫는 '대명사'로서의 오늘날 보편적 표현을 차용했음을 말씀올립니다. 그래도 혹 불편하셨을 분들께는 모쪼록 오해가 없으십사 하는 말씀과, 심심한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문제는 어르신 대부분이 틀튜버일지도 모른다는게 걱정이 듭니다.
대한민국 인구 전체로 봤을 때는 어르신들 중 소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심 가득한 극단은 아니 되리라 여깁니다.
틀튜버들은 발악을해서 국힘 당사앞에서 준표형 제명 요구 시위를 할 지도 모릅니다. 안하면 민주당 지지 하겠다는 협박도 할 지도 모르니 경계는 나쁜것이 아닙니다.
소위 관심병환자들은 주변이 관심을 주면 줄 수록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 줄 착각한다고 합니다만, 경계는 물론 필수입니다. 경계하고 비판하며 할 말은 분명히 하면서도,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건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소견입니다. 고견 감사합니다.
무서운 내용인데 곳곳에 유머가 있어서
더 쉽게 글이 술술 읽혔던 것 같습니다.
틀튜브는 종국에는 양극단만 남고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리라 생각합니다.
문재인에게 속았다가 지금은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습니다.
다만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짧은 필력 키우느라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군중심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신 분들께서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건전한 군중심리가 아닌 부당한 군중심리는 말씀하신 대로 더 늦기 전에 조속히 종식되고, 이를 조장하거나 이용한 이들은 응당한 대가를 치르길 저도 바랄 뿐입니다.
하나님 나한테 죽어 하는 목사가 무슨 우파인가요 홍준표 시장님 탄핵하라는 말이나 하면서 민주당 탄핵 소리 따라하는 자가 극우조차도 아니고 극좌 주사파이지요
아는 흘리아 아입니아(틀니를 빼서 발음이 샜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