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또 다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한동훈 대표 대한 불만이 커지는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당원게시판 논란을 거듭 제기했던 친윤계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0일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 표결 앞에 일치단결을 이루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당원게시판 논란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특검을 둘러싼 한 대표 측의 모호한 태도가 또 다른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을 잠재우는 과정에서 야당의 탄핵 빌드업의 일환인 특검 카드를 끌어들였다며 불만이 들끓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부 당직자 내지 의원들이 대외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표현을 쓴다"며 "사실상 그 내용을 들어보면 당원게시판 문제를 제기했으니 우리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절대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당분간 중단하겠다는 취지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말을 쓰려면 진짜 모호하게 갔어야 됐다. 그런데 온 국민이 다 알게 만들고 있지 않나"라면서 "국민들이 보기에는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을 고리로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해서 역공을 취하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가 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특검법 재표결 시 '무기표 집단 기권'으로 당론이 정해져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당에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각 의원이) 명패와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집단 기권해서) 공개적으로 무효표를 만들 것"이라며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날도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 대표는 이날 '집단 기권' 견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그런 편법을 목적을 위해 동원할 경우 국민이 크게 비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당내 비판에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의견은 다양할 수 있다. 중요한 문제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게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친한계는 당의 화합을 깨트린 책임은 당원게시판 논란을 거듭 제기한 친윤계에 있다며 책임을 물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여당이 무기력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당정 화합 분위기가 잡혔는데 감도 안 되는 당원게시판 소동이 일어났다"라며 "의기투합해서 가야 될 때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또 특검법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당원게시판 논란과 결부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원게시판 이슈는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이것을 가지고 특검 재표결과 연결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어 "특검은 특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대통령실의 빗장을 열고 탄핵까지 가겠다고 하는 목적에서 무한 반복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희들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중대한 결정을 당원게시판 때문에 통과시켜야 된다라든지 그렇게 당의 문제를 풀어가거나 해결하는 것은 저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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