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에게 사형을"… '신림 칼부림' 유족 청원 "갱생 가장해 사회 나올까 두려워"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 조모(33)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희생된 피해자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김모(30)씨는 23일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조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동생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13회 칼에 찔렸으며 목, 얼굴, 팔 등이 칼에 관통됐고, 폐까지 찔려 CPR조차 받지 못하고 만 22살의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됐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악마 같은 피의자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며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33살 피의자에게 교화되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기회를 또 주지 않아야 한다"며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살해된 동생에 대해 "고인은 수능을 3일 앞두고 어머니가 암투병 끝에 돌아가셨을 때도 빈소를 끝까지 지키며 중학생인 남동생을 위로했었다"며 "잠도 못 자고 수능을 치르며 서울에 있는 꿈꾸던 대학에 합격했고, 학생회장까지 당선된 모범생이었다"고 밝혔다.

또 "고인은 아버지의 사업이 어렵게 되자 대학입학 때부터 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고 최근엔 알바까지 하며 동생을 챙겼다"며 "신림에 간 이유도 생활비를 덜기 위해 저렴한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에 간 것"이라고 전하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피의자는 '남들도 불행하길 바라서 살인을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한다"며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33세 피의자에게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기회를 또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여러 묻지 마 사건 중 하나로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다시는 저런 악마가 사회에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가해자 조씨 "도망 염려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 발부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영장전담 판사는 23일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조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 후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 경위와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조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국적의 조씨는 과거 폭행 등 범죄 전력이 3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조씨가 미성년자였을 때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씨는 어릴 적 부모를 잃었고 인천에서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외 조씨가 왕래하는 가족으로는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할머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경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13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