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조선(34)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재호)는 20일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 등의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조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조씨는 이날 진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교도관측은 조씨에 대해 수갑을 찬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조씨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잘못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밝혔다.
조씨 역시 항소 이유에 대해 양형부당이 맞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맞다'는 취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검찰은 "▲극단적인 인명 경시 살인인 점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받은 고통과 슬픔이 큰 점 ▲피해가 회복된 사정이 없는 점 ▲감형을 운운하는 등 잘못은 반성하지 않는 태도 ▲두 개의 칼을 미리 준비해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난도질한 수법의 잔인성과 포악성 ▲재범의 위험성 등을 비춰 사형을 선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1심은 무죄가 선고된 모욕 부분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유튜버'라는 표현이 피해자를 특정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피고인은 1심 법정에서 자신도 피해자(유튜버)를 비하하는 분위기에 편승해 그를 대상으로 글을 게시한 것이라 진술했다"며 무죄 판결을 취소해달라 요청했다.
조선은 지난해 7월21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구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남성 A씨(22)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살인) 30대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를 받는다.
조선은 같은 날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절도)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받는다. 또 조선은 2022년 12월27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지난 1월 31일 조씨에 대해 "조선이 평생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함으로써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고자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다만 모욕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2월 2일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1심 재판이 진행되던 당시 "이 사건은 무작위 살인으로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에 해당하고 대낮에 '나도 살해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준 사건"이라 설명하며 조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씨 역시 2월 5일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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