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면서 추락한 원로 배우 오영수(79·오세강)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판사 정연주)은 한 여성을 두 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오영수에게 이 같은 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그동한 피해자가 했던 일관된 주장은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진술로 보이고, 피해자가 ▲피해 당일 작성한 일기장 내용("꼭꼭 숨겨야 할 에피소드가 생겼다")과 ▲피고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성폭력상담소 측과 상담한 내용 등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며 오영수의 혐의를 사실로 판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7년 가을 피해자의 원룸 자취방에 들어가 이불에 누우면서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 일 ▲산책로를 걷다가 피해자에게 '안아보자'면서 껴안았던 일 등에 대해 피고인에게 사과하고, 대체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영수가 '그런 일은 하지 않았지만, 자칫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사과했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고 하는 등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 보인다"며 사실상 오영수가 혐의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날 오영수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과 이로 인해 파생된 증거 외에는 이 사건에 부합하는 증거가 부족하고, 당시 정황을 보면 피고인이 실제로 범행을 할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변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영수는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며 "인생의 마무리가 이렇게 되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반전 매력이 가득한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극 중 성기훈(이정재 분)과 목숨을 건 구슬치기를 하면서 "우린 깐부잖아"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1963년생인 오영수는 극단 '광장'의 단원으로 연극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스크린 첫 작품은 1965년 개봉한 '갯마을'. TV나 영화보다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극단 '성좌' '여인' '자유', '국립극단' 등을 거쳤다.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과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에서 승려 역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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