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노쇼'에 홍콩 분노…팬도 정부도 당했다

홍콩이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노쇼’에 크게 분노했다.

홍콩 정부도 경기 종료 10분 전 메시의 결장 소식을 통보받은 것이 알려지며 홍콩 팬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에 경기 주최사는 홍콩 정부에게 받기로 했던 지원금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5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메시 소속팀인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 친선 경기를 주최하기로 했던 태틀러아시아는 1600만홍콩달러(약 27억달러) 규모 홍콩 정부 지원금 신청을 이날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날 오후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예고 없이 결장한 데에 따른 것이다.

메시는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경기 내내 결장했다. 경기 적전까지도 메시가 후반전에는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필드에 나타나지 않았다.

홍콩 관중은 메시의 ‘노쇼’에 크게 분노하며 환불을 요구했다.

해당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아시아는 메시를 앞세워 이번 경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지난해 12월 해당 경기 표는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티켓 가격은 최대 4880홍콩달러(약 84만원)까지 치솟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경기를 참관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메시의 출전을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태틀러와 맺은 스폰서십 계약에는 메시가 안전과 건강 문제가 없는 한 이번 경기에서 최소 45분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기 시작 전 태틀러는 메시가 후반전에 출전할 것이라고 확인했으나, 경기 종료 10분 전 부상에 대한 우려로 메시가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그 즉시 메시가 경기 종료 후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팀을 대표해 트로피를 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해 인터 마이애미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정부는 이번 경기를 ‘주요 스포츠 행사’로 지정하며 태틀러에 총 1600만홍콩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태틀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정부에 대한 1600만홍콩달러 지원금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도 메시가 출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전반전이 끝난 뒤에야 통보 받았다”며 “이후 메시가 팬들 앞으로 나와 발언하도록 해달라고 인터 마이애미에 촉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SCMP는 태틀러가 관중에 대한 환불 계획을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에 이어 일본에서의 메시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7일(한국시간) 비셀 고베와 친선전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