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제작진이 '촬영' 명목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 3대를 점거, 때마침 충전을 하려고 대기 중인 차량 운전자에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기 승용차 운전자 A씨(40대·여)는 10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기도 포천에서 서울 잠실로 가는 도중 차량 배터리가 20%만 남아, 충전을 하기 위해 낮 12시쯤 구리포천고속도로 의정부휴게소(구리 방향)로 이동했다"며 "그런데 차량을 충전기 쪽에 대자, 갑자기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10분 뒤부터 여기에서 촬영을 해야 한다'면서 차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는 "'도대체 뭘 하길래 그러냐'고 묻자, 이 남성이 'MBC 드라마 촬영을 한다'고 답했다"며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 '구리포천고속도로 유일한 충전소가 여기인데, 대체 어디서 충전하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니, 이 남성은 '어쩔 수 없다. (휴게소 측으로부터) 다 허락받았다. 차를 빼달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저는 당장 충전하고 이동해야 하는데, 저 분들이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한다며 충전기 한대를 자신들 차량으로 막고, 한사코 나가줄 것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차량을 돌렸다"며 "여기 외에는 근처에 충전할 곳도 없는데, 막무가내로 차를 빼달라고 하니 너무 황당했다. 이런 게 진짜 갑질이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결국 휴게소를 나와 고속도로 밖으로 차량을 돌린 A씨는 10km를 더 이동해 구리시의 다른 충전소에서 충전을 마치고 한참 후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고.
A씨에 따르면 이날 충전소에서 촬영을 강행한 이들은 MBC 새 금토드라마 '우리, 집' 제작진이었다. 현장에는 드라마 주연 배우인 김희선과 황찬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기후에너지과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법과 친환경 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라 전기차 충전을 방해하면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며 "일반 차량이 주차를 해서 전기차가 충전을 하지 못하게 했을 경우 등을 충전 방해 행위로 보고, 만약 전기차라
하더라도 공간을 오랜 시간 점유해 다른 차가 충전을 하지 못하게 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고속도로 급속 충전기의 경우
1시간 넘게 있으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가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 그 곳은 엄연히 전기차 충전을 위한 곳"이라며 "1시간 이내에 촬영을 종료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전기차 충전구역을 막은 것 자체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드라마 촬영을 위해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불편을 느낀 시민이 신고를 하게 되면 이는 공익신고에 해당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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