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image
- 장만영(張萬榮)
병든 하늘이 찬 비를 뿌려……
장미 가지 부러지고
가슴에 그리던
아름다운 무지개마저 사라졌다.
나의 「소년」은 어디로 갔느뇨. 비애를 지닌 채로.
이 오늘 밤은
창을 치는 빗소리가
나의 동해(童骸)*를 넣은 검은 관에
못을 박는 쇠마치* 소리로
그렇게 자꾸 들린다…….
마음아, 너는 상복을 입고
쓸쓸히, 진정 쓸쓸히 누워 있을
그 어느 바닷가의 무덤이나 찾아 가렴.
*동해(童骸) : 어린 아이의 뼈.
*마치 : 못을 박거나 무엇을 두드릴 때 쓰는 연장으로 망치보다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