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문빠였던 네티즌을 당황시킨 문재인의 마지막 행보

문재인은 왜 막판에 무지성 개딸당을 챙겼을까? 

(문빠였던 네티즌을 당황시킨 문재인의 마지막 행보)

ㅡ민주당 내 다수파는 현재 강경파가 대세

ㅡ국민 전체가 아닌 only민주당대통령을 선택

ㅡ좌우 포용 아닌 "재명당"스러운 어색한 마무리 

윤춘호 논설위원도 지적했듯이, 손석희 대담을 전후로 문재인의 마지막 1개월 행보는 솔직히 당혹스럽고 낯설었다. 문재인의 워딩은 '민주당 강경파 흐름'에 정확히 맞춰져 있었고, 오랜 시간 라이트팬심을 유지시켜 주었던 신중함이나 온유함도 없었다.(퇴임식 날은 그저 팬들 환호에 부응일 뿐)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밀고 나간 검수완박 포함 그의 마지막 선택들은 결과적으로 친명계에 힘을 싣는 셈이 되었다. 송영길이 인터뷰에 나와서 대통령에 대해 건방지게 이런저런 말을 할 때 비웃었는데, 실제로 지방선거판부터 검수완박, 문재인의 윤석열 저격, MB악마화 등 모든 것이 그대로 되었고 당청이 원팀으로 움직였다. 

문대통령은 민주당에 마지막 편지까지 주고 갔는데, 당원들 빠져나갈까봐 애당심을 호소하는 내용까지 담았다. 민주당이 문을 이용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자신의 지지율을 이재명민주당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보태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물렁하다는 비판을 들을지언정 강경파와는 결이 다른 성향이었는데 갑자기 키를 쥐고 낯선 행보를 계속하기까지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 뒤에 빅브라더가 압박을 가하기라도 한건지 매우 궁금해진다. 

물론 과거에도 선거를 앞두고 튀는 행보를 한 적은 있지만(보궐 앞두고 좀스럽다..등으로 국힘 저격) 이번엔 특히 많이 튄다. 민주당 정권에서 당청관계는 기본적인 것이겠이지만, 그래도 강경파 수준과는 결이 달랐었던 그였다. 대통령이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더 높았던 이유이기도. 

그러나 문대통령이 현재 의식하고 신경쓰는 대상은 누구들도 아니고, 최근엔 오히려 이재명민주당이라는 것을 실제 발언으로, 본인 의지로 분명히 드러내 버렸다. (윤춘호 논설위원 지적처럼 대선패배 책임론을 만회하고 민주당에 얼마간 빚이 있다면 이렇게라도 갚아버리려는 자존심의 발로 그리고 현재 지지층 다수 세력이 그쪽이니까 팬덤 관리상 무시를 못하는 것. 혹은 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일단 적어도 이번만큼은 아마도 지방선거를 '열성지지층' 결집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누구보다 강한 것 아닐까 싶다. 민주당이 자신들 입으로 밝힌 선거전략(지지층으로 장사하는 것)과 문대통령의 행보는 정확히 일치한다. 대선에는 도움을 주지 못 했지만, 지선에는 어떻게든 도움을 주겠다는 표시들. 바이든 방문과 봉하 결집 행사까지. 돕는 쇼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퇴임 후 지지층 및 민주당과의 고리로도 연결될 것이다. 확실한 내편을 확보하는 안전한 선택이다. 그런데 그 열성 지지층의 입맛이 과연 실제 선거 표심과 연결될까? 그들은 리버럴 중도와 상당히 거리가 있다. mb 수사 전에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외치던 사람들, 김어준 방송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분들이 어느덧 김남국 박주민 최강욱 김용민 이수진에 환호하고, 검찰개혁검수완박을 외치고, 개딸들을 올려치고, 사실상 무지성으로 개혁과 이재명을 외친다. 

문재인의 마지막 과업은 이제 불완전한 검수완박과 지방선거 도우미가 되었다.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그것을 택했고, 새 대통령과는 냉전 체제, mb와는 선악구도를 설정했다. 이재명당과 본인 지키기 위해 특별사면카드도 버렸다.

그가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글쎄?회의적이다. 아무래도 이건 본래 문재인 스타일이 아니다. 적어도 민주당 무지성 지지자들이나 강경파 김남국 이수진 수준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는데 대체 이것이 무슨 일인가. 

퇴임 후 안위, 진영 내의 보호, 강성지지층의 충성과 민주당 당권파에 의한 자기 보호를 우선하는 듯도 보이고, 노무현2를 스스로 막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좀 과해 보이지만, 이런 의심을 불식시킬만한, 울림이 있는 큰 메시지가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본인의 온건함이나 포용의 이미지를 포기하면서까지 강경파(친명파) 입장을 택한 것이 결코 '개혁'이나 '옳음'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욱 아쉽다. 조국에 대한 태도도 대중에 파워에 따라 바뀐 적이 있었고, 그는 5년 내내 진영 내 다수파를 선택했다. 즉 팬덤이 더 많이 움직이는 쪽으로, 안전하게 큰 세력에 편승한 것이다. 이것은 친노친문 특정 계파 수장으로서의 선택이나 내편들기 선택조차 아니었다. 소수일 경우는 계파도 버리는 이기주의가 보였다.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예컨대 만약 이낙연 계파가 검수완박 반대하고 이것이 분명히 다수세력이었다면 안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국 원칙도 계파도 아닌 '안전한 다수'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국민 전체 여론을 보는 것도 아니었자는 점이다. 여론 간보기를 하더라도 선택적으로 했다. 검수완박은 국민 다수가 원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을 장악한 당내 다수파가 원해서 한 것이다. 소수파 의견이라도 소신껏 책임지고 뚫고 나가는 모습은 꿈일 뿐이었나? 그는 반쪽 대통령이고, 그저 정신승리로만 성공한 대통령이다. 

글.홍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