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의 담론
근본 잃을 시 잡탕정당 복귀는 불가피
유선(劉禪‧생몰연도 서기 207~271)은 촉한(蜀漢)의 2대 황제다. 유비(劉備)의 아들이긴 허나 그의 친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나라 건국이념 등을 제대로 이해 못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기준으로 사례를 살펴보자. 유선은 우선 사기(史記) 고조본기(高祖本紀)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 고조본기는 한나라 창업군주 유방(劉邦)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으로 한나라를 이해하는 기초 중의 기초학문이다. 유비는 수시로 회초리 들며 아들을 가르쳤으나 소용없었다.
유비가 임종 직전에도 물어본 건 고조본기 암기여부였다. 유선이 우물쭈물하자 유비는 “네게 이 나라를 맡겼다간 네게 큰 화가 닥칠 게 뻔하다. 널 두고 어찌 갈꼬”라는 듯 처연히 눈물 흘리며 아들의 뺨을 어루만졌다.
비록 소설의 내용이지만 정사(正史)를 살펴보면 충분히 있고도 남을 일이었다. 정사삼국지에 의하면 유비는 눈 감기 직전 제갈량(諸葛亮)을 불러다 “승상(丞相‧제갈량)의 능력은 (위나라 황제) 조비(曹丕)의 열 배에 달하니 능히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오. 내 아들을 보좌할만하면 보좌하되 그렇지 않거든 승상이 성도(成都‧촉한 수도)의 주인이 되시오” 유언 남겼다. 아들이 믿음직했다면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역적이 되라는 주문이기도 하기에 제갈량은 바닥에 머리 찧으며 후주(後主‧유선)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나 장차 유선을 떠받들면서도 한나라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고된 운명이 기다리는 제갈량의 심정도 복잡했을 것임이 틀림없다. 제갈량을 방에서 내보낸 유비는 아들을 불러 “착한 일을 작다고 해서 하지 않으면 아니 되고, 악한 일을 작다고 해서 행하면 아니 된다(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며 조조(曹操)식 ‘하고 싶은 거 다 하기’가 아닌 보수적 가치를 지킬 것을 두 번 세 번 당부했다.
그러나 유비 사후(死後) 일은 기어이 터졌다. 유선은 북벌(北伐)을 왜 해야 하고 왜 두 개의 고도(古都‧낙양과 장안)를 탈환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했다. 제갈량이 위(魏)나라 정벌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사이에 아웃사이더 이엄(李嚴)의 참소만 믿고서 제갈량을 소환하는 기막힌 일도 있었다. 제갈량의 후계자로서 북벌 바통을 이어받은 강유(姜維)는 “유선이 옆에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는 식으로 입궁(入宮)을 거부한 채 아예 답중(沓中)이란 곳에서 둔전(屯田)하며 눌러앉기도 했다.
유선은 먼 훗날 위나라 장수 등애(鄧艾)가 쳐들어오자 “한나라 부흥이고 뭐고 내가 무슨 상관인가”란 식으로 너무도 쉽게 항복해버리기도 했다. 전선(戰線)에서는 놀란 강유가 대군 이끈 채 회군 중이었고 도성에도 적잖은 병력이 있었는데 말이다. 유선의 다섯째 아들 유심(劉諶)은 “응당 부자(父子)가 함께 싸워 사직(社稷)을 위해 죽고 선제(先帝‧유비)를 뵙는 게 도리입니다” 울부짖었으나 유선은 들은 체도 안 했다. 유선은 유심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했다.
유선의 기막힌 행태는 위나라 투항 후에도 그대로였다. 위나라 권신(權臣) 사마소(司馬昭)는 항복한 유선을 불러다 연회를 열었다. 그리곤 일부러 악사(樂士)들에게 촉 땅의 음악을 연주하게 했다. 유선을 수행한 옛 촉한의 신하들은 저도 모르게 눈물 흘렸으나 오직 유선만 담소자약(談笑自若)했다.
유선을 놀려주려다 기가 막힌 사마소는 “나라가 그립지 않소?” 넌지시 물었다. 유선은 배시시 웃으며 “이렇게 즐겁게 노니 하나도 생각 안 납니다(낙불사촉‧樂不思蜀)”라고 답했다. 기가 막힌 사마소는 주변에 “사람이 저리 무정하니 촉한이 망한 거다. 제갈량이 살아 있더라도 (북벌은) 힘들었을 텐데 하물며 강유는 더 말해 뭐 하랴” 말했다.
보다 못한 옛 촉한의 신하 극정(郤正)은 유선에게 “사마소가 또 같은 걸 물으면 조상님들 묘가 촉 땅에 있어 마음은 늘 서쪽을 향해 있다고 답하십시오” 충고했다. 얼마 뒤 사마소와 만난 유선은 극정의 조언대로 했다. 유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중이던 사마소는 “극정이 그리 말하라 시키던가요?” 물었다. 깜짝 놀란 유선은 뒤통수 긁으며 “말씀하신 그대롭니다” 시인했다.
누구나 알다시피 22대 총선이 국민의힘 참패로 끝났다. 이제는 외부 용병에 의존하는 대신, 보수가치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애당심(愛黨心)으로 무장한 인물이 실질적으로 보수를 지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근간은, 타지를 낮게 평가하려는 건 절대 아니나, ‘영남’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대구‧경북(TK) 지역 총선 당선인들과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회동이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홍준표로 뭉쳐라!
어디까지 망가져야 정신차리나!!
홍길동이 아부지를 아부지라 못 부르는 게 제 심정... 모든 분든 각자 바라시는 대로 잘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은 결국 사필귀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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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 직업상 정치판 누구 편들기 읍읍입니다만.. 소견에 경x->대x 순서대로 행하면 될 듯 합니다. 어르신께서 그렇게 각 잡으신 줄 압니다만.. 물론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니 늘 요동치고, 그 때 그 때 맞게 임기응변해야겠지만요. 제가 늘 인용하는 옛 고사들 핵심도, 이순신 장군 말씀도 '임기응변'이더군요. 고인 물들은 임기응변을 잘 못 하더군요, 그걸 또 주인에게 부추기고.. 그런 점에서 저는 쓸만한 물건 아닌가인가 아닌가 뭔가 아님.. 크흠. 고견 감사합니다.
중요할때마다 외부인사 데려와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하는 못된버릇은 언제쯤 고쳐질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