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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왜, 100만 영화 <건국전쟁>을 왜곡·폄하·비방 하나

뉴데일리

[편집자 주]다음은 <중앙일보> 3월 1일 자에 실린 <신준봉의 시선>이란 글에 대한 김덕영 감독의 입장입니다.김덕영 감독이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가져와 전재합니다.본문 외에 모든 제목들은 편집자가 추가했습니다.=======================

■ 사실을 왜, 왜곡하는가

영화 <건국전쟁>에 대한 신준봉 논설위원의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은 여러 가지 객관적 데이터들을 들이 대면서 마치 엄정 중립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독자들에게 지우고 있지만, 실제로 데이터 선별부터 편파적이라서 결국엔 <건국전쟁>을 욕보이는 글이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은 중도라서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라면서 은근히 중립적인 척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놓고 비난하는 사람의 글보다 더 위험한 글입니다.우리 사회에서 여론의 판관 역할을 하는 중도층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위 글에서 신중봉 논설위원은 <건국전쟁>이 '50대 이상 노인들의 영화'라고 주장합니다.놀랍게도 근거는 자신이 극장에서 본 노인들의 숫자입니다.그걸 일반화시킬 수 있는 논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해서, 2월 20일 경까지 집계되었던 <영진위> 통합전산망 자료에 의하면, 20대부터 40대까지의 관람비율은 55% 정도에 달합니다.50대 이상의 관람비율 45%보다 10퍼센트 앞선 수치입니다.

<건국전쟁> 100만 명 관객 돌파가 노년층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결국 영화관을 자주 찾는 20대에서 40대까지 젊은층에서 영화를 많이 관람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신중봉의 궤변 : 노인 많이 봐 그만큼 폐쇄적

신준봉의 글은 <건국전쟁>이 노년층 결집 영화라는 이미지로 왜곡시키면서 젊은층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목적으로밖에는 해석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자료조차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연령층보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이, 46%에 달하는 50대 이상 관객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면 영화는 그만큼 폐쇄적이라고 봐야 한다." (<신준봉의 시선> 중에서)

과연 지금 누가 세대간 갈등과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가요? 더 심각한 문제는 논리의 흐름도 맞지 않고 갑자기 궤변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중봉 논설위원에게 묻고 싶습니다.

'노년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 영화는 그만큼 폐쇄적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가 뭔가요?'

나이가 들면 폐쇄적이란 뜻입니까? 나이가 들고 보수성향이 강하면 폐쇄적이란 뜻인가요? 아니 도대체 '폐쇄적'이라는 단어는 무슨 의미인가요?

사전적 의미로 '폐쇄적'이란 '외부와 통하거나 교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준봉 논설의원님, 당신이 말하고 있는 그 노년층에 당신도 포함되지 않나요? 그럼 당신도 '폐쇄적'인 존재입니까?

만약 당신 자신은 폐쇄적이지 않은 존재라고 주장한다면, 그 근거는 뭔가요? 당신은 폐쇄적이지 않고, 다른 보수성향의 노년층은 모두 폐쇄적이라는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의 글에서 논리도 없고, 구체성도 없습니다. 이래가지고 <중앙일보>와 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사의 논설위원이라 자격이 있을까요? 신문을 욕보이는 일입니다.

신준봉의 글은 결국 나이 든 사람은 모두 폐쇄적이고, 폐쇄적인 사람이 좋아하는 <건국전쟁>은 좋은 영화가 아니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3년 반이란 긴 시간 동안 대한민국과 미국, 유럽, 필리핀까지 취재 범위를 넓혀가면서 오로지 객관적인 증거, 시각적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한 영화를 '폐쇄적'이고 나쁜 영화로 몰아가는 것을 감독 입장에서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수용할 수 있겠습니까.

■ 일부러 평론 안하는 괴이한 현상

그래서 <신준봉의 시선>은 저에게는 매우 폭력적인 글입니다. 심지어 글 중에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가령 ‘건국전쟁’을 봤다는 영화 평론가를 찾기가 어렵다. 극단적인 얘기는 싫다는 것이다. 한 평론가는 “일방적인 얘기만 해대는 가장 공포스러운 영화였다”고 평했다." (<신준봉의 시선> 중에서)

일단 신준봉 논설위원도 현재 <건국전쟁>에 대해서 영화 평론가들이 집단적(?) 사보타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 100만의 관객이 극장을 찾은 영화를 대한민국 영화 평론가들이 단 한 줄의 평도 쓰고 있지 않은 게 정상인가요?

상업적 목적의 극영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100만이라는 관객수를 넘겼는데, 이 정도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일단 사회적 현상의 하나로 인식하고 분석하는 것이 정상적인 평론가들의 역할입니다. 그걸 방기하는 것은 한국 영화계를 위해서도 좋지 못한 선례가 됩니다.

2월 1일 <건국전쟁> 개봉 직후부터 소위 극단적 인플루언서들은 하나같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말자', '건국전쟁 쪽으로는 아예 눈도 돌리지 말자' 라고요. 이렇게 영화를 일방적으로 보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판단일까요?

개인에겐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평론가들에겐 선택의 자유보다 분석의 책무가 존재합니다. 그게 사회가 건강해지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 안보고 마구 논평 ··· 보고나서 하라

그들은 4.19 정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부류는 십중팔구, 영화를 안 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아니, 영화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4.19 정신'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인지요? 제가 아는 한 4.19 정신은 '불의'에 항거하는 시민들의 자유를 향한 저항의 정신입니다.

역사학자 전우용조차 영화를 보지 않고, "이승만이 국부라면 4·19 열사들은 '아버지를 내쫓은 후레자식'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지만, 부디 인류 문명사를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수많은 신화와 역사에서 아버지를 극복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오디푸스의 비극은 심지어 친부살해로 이어지는 잔인한 비극성까지 나타내고 있습니다.

4.19의 비극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아버지, 이승만이란 국부가 만들어놓은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토양에서 자란 '저항'의 나무였던 것입니다. 그들은 후레자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역사의 주역인 것입니다.

누가 지금 진정한 역사의 주역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는지요? 도대체 궤변으로 대중의 눈을 멀게 하고 있는지요?■ 왜곡 글 쓰고, 평론 일부러 안쓰고 ··· 그런 그대들이 폐쇄적평론가들이 집단적으로 사보타지라도 하듯이 <건국전쟁>에 대해서 영화평을 쓰지 않고 있는 현실이 지금 대한민국 영화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행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적어도 <건국전쟁>에서 다뤄지는 모든 논점들은 객관적인 증거와 '시각적 자료'들을 통해서 우리 역사의 허구와 모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적인 콘텐츠라고 자부합니다.

그동안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증거를 꺼내서 무엇이 옳은지 대중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걸 거부하면서 무슨 '대화'와 '타협', 국민적 화합을 운운할 수 있는지요. 당신들이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폐쇄적'인 존재들입니다.

부디 당신들의 폐쇄적인 행동을 지금 100만 명이상 관객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역사는 끊임없이 금기를 깨고, 아성에 도전하면서 전진합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사실'에 눈을 돌리고, '진실'에 침묵하면서 역사의 진보를 논할 자격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건국전쟁> 전, 그리고 <건국전쟁> 후로 확연히 나뉠 것입니다. 거기에 이성의 시대가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09/20240309000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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