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범죄‧남탓 일삼다 갈가리 찢겨진 인간백정
“李 위기 20~30대 탓” 野 궤변에 반작용 고조
“패륜은 나의 운명”
‘남 탓’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는 많다. 생면대책(生面大責)‧아가사창(我歌査唱)‧이단공단(以短攻短)‧적반하장(賊反荷杖)‧책인즉명(責人則明) 등이 그것이다. 신조어도 있다. 2020년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인 아시타비(我是他非)다.
그만큼 ‘남 탓’만큼 어이없는 행위도 동서고금 없다. 고려~조선시대 아동들을 위한 인격수양 교양서 명심보감(明心寶鑑)은 정기편(正己篇)에서 “태공(太公)이 말하기를 타인을 먼저 알려고 하거든 먼저 스스로를 헤아려야 한다. 남을 해치는 말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 입이 더러워진다”고 했다.
해릉양왕(海陵煬王) 완안량(完顔亮‧생몰연도 1122~1161)은 금(金)나라 4대 황제다. 허나 극악무도한 패악질에 남 탓까지 더해져 결국 폐제(廢帝)‧왕(王)으로 격하된 인물이다.
금사(金史) 해릉본기(海陵本紀)는 “군주가 되고자 할 땐 군주를 죽였고, 정복코자 할 땐 모친을 죽였으며, 남의 처를 빼앗으려 할 땐 그를 시켜 남편을 죽게 했다. 지혜는 거간(拒諫‧충언을 물리침)에 족했고 언변은 식비(飾非‧교묘히 얼버무림)에 족했다” 악행을 요약했다.
여느 역사상 막장들이 다 그렇듯 완안량도 ‘착한 척 코스프레(흉내)’로 정치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아직 번왕(藩王)이었던 시절 완안량은 사촌이자 3대 황제 희종(熙宗) 완안단(完顔亶)에게 헥헥 거리며 갖은 꼬리 쳤다. 희종으로부터 태조(太祖) 완안민(完顔旻‧완안아골타)의 험난한 건국과정 설명 듣자 눈물을 주르르 흘리기도 했다. 처음엔 명군(明君)이었으나 차차 암군(暗君)으로 타락했던 완안단은 “이런 착한 녀석 봤나” 막장을 무척 아꼈다.
허나 완안량은 뒤로는 시퍼런 칼을 갈고 있었다. 그는 “현 황상(皇上)께서 무도(無道)해 부득이 끌어내려야 한다”며 좌승상 당괄변(唐括辯) 및 우승상 병덕(秉德) 등과 공모했다. 논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나 “그럼 누구를 새 천자로 모시나” 얘기 나오는 순간 일시정지됐다. 숨 막히는 정적 흐르자 완안량은 낯 두껍게도 “어쩔 수 없구나. 나 말고 또 덕(德) 있는 자 누가 있나” 태연히 말했다.
역성혁명(易姓革命) 아닌 동성혁명(同姓革命)이기에 굳이 희종을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다. 허나 그 때 이미 ‘노란 싹수’ 다분했던 완안량은 자다가 변 당한 사촌형 수급(首級)을 기어이 취했다. 1149년 쿠데타가 발발하자 희종은 ‘착한 동생’ 다급히 찾았으나 오히려 완안량은 칼 빼들고서 앞장서서 덤벼들었다. 완안량은 나아가 희종의 일족(一族)도 모조리 주살해 그 대를 끊어버렸다.
“말해도 된다 했지 그 다음 어찌 된다곤 안 했다”
제위(帝位)에 오른 완안량은 일단은 “나는 관대하다” 선포했다. 그는 태조를 본받아 낡고 해진 옷을 입었다. 돌 섞인 밥 먹는 병사들 보자 제 밥과 바꿔 먹었으며, 마차에 깔린 사람 보자 근위대(近衛隊)를 보내 즉시 구하도록 했다.
나아가 완안량은 “짐(朕)은 고금(古今)의 현군(賢君)들을 본받고 싶다. 따라서 문무백관(文武百官)들 직언이 필요하다. 짐이 잘못하는 게 있다면 어려워하지 말고 언제든 간언(諫言)하라” 명령했다.
백관들은 “만쉐만쉐만만쉐” 외치며 감격의 눈물콧물 흘렸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말해도 된다고 했지 그 다음에 어떻게 된다고는 안 했다”였다.
완안량의 수준이 어떠했는지는 다음 사례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본래 국시(國是)라는 건 식위민천(食爲民天) 등 좀 무게가 있고 그럴싸해야 한다. 하지만 완안량은 색연필 깎은 뒤 스케치북에 다음과 같이 비뚤비뚤 써내려갔다. “첫째, 국가지대사(國家之大事)는 모두 짐이 관장한다. 둘째, 남송(南宋)을 토벌하고 그 황제를 붙잡아 흥사문죄(興師問辠)한다. 셋째, 천하절색(天下絕色)들은 모조리 내 와이프로 삼는다(...)”
완안량은 실천력 하나만큼은 끝내줬다. 그는 대놓고 “짐은 비혼(非婚)보다는 기혼(旣婚)여성이 더 좋느니라” 망발 늘어놓으며 전국 곳곳 들쑤시고 다녔다. 이 미친 X의 엽색(獵色)행각은 자칫, 안 그래도 무너져가는, 우리 사회 미풍양속(美風良俗)을 더더욱 해칠 수 있기에 필자가 자체 검열삭제한다.
그런 주제에 완안량은 본 칼럼 주제처럼 ‘남 탓’에서도 자타공인(自他共認) 선구자였다. 국시 중 첫째‧셋째는 충실히 이행한 그는 둘째에 착수했다. 완안량은 “천신(天神)이 내게 송나라를 정복하라는 계시를 줬다”는 무슨 사이비종교 교주 같은 구절 읊으며 침략을 강행했다.
“전쟁 진 건 모두 네놈들 때문이야”
남송은 후일 세계제국을 건설한 몽골족의 원(元)나라마저 공략에 애 먹을 정도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이었다. 당연히 완안량 따위로는 말아먹기 일쑤였기에 백관들은 “아니되옵니다” 집단상소 나섰다. 이에 완안량은 상술한 대로 “충언(忠言)한 뒤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곤 안 했다”며 기재(祁宰) 등 대신들 목을 열매 따듯 줄줄이 따 버렸다. 그 중에는 적모(嫡母)도 포함됐다.
남송 출병(出兵)을 위해선 거대한 장강(長江)을 건너야 했다. 함선 건조(建造)에 강제동원된 백성들 사이에선 비명이 솟구쳤다. 수십만 장정(壯丁)들은 하루 종일 물속에 몸 담그고 있어야 했기에 생살이 썩어 구더기가 기어 다녔다.
살육(殺戮)에 겁간(劫姦)에 독고다이라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되니 민심(民心)이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 일가친척 죽어나가고 와이프 빼앗긴 터라 싸울 의욕이라곤 없는 장수들 상당수는 개전(開戰)과 동시에 도주했다. 금나라 측 도강(渡江)은 남송 측 우윤문(虞允文) 등에 의해 번번이 격퇴 당했다.
완안량은 제 잘못은 생각조차 않은 채 “또 지면 네놈들 전부 목을 내놔야 할 것이다” 장졸(將卒)들에게 으름장 놓으며 엄한 병사‧백성들 탓을 했다. 이 미친 인간백정이라면 충분히 온 강산을 피로 물들이고도 남았다. 이에 민심은 두려움을 넘어 분노로 발전했다.
“저 사람 같지도 않은 놈 오냐오냐 했더니 뭐라고?” 외친 백성들은 1161년 한인(漢人)‧거란인(契丹人)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봉기했다. 인간백정 따라 나섰던 장수들 일부는 아예 남송에 항복해 북침(北侵) 길을 안내했다.
심지어 황실(皇室) 내부에서도 반란표가 나왔다. 머잖아 금나라 최고 명군 세종(世宗)으로 즉위하는 완안옹(完顔雍)은 동경(東京) 요양부(遼陽府)에서 거병해 수도인 중도(中都) 대흥부(大興府)에 입성했다. 새 리더가 탄생하자 완안량은 1161년 막부(幕府)에서 도총관(都摠管) 야율원의(耶律元宜) 등에게 갈기갈기 찢겨졌다.
“20대가 스시‧한우 먹고 30대가 대장동 해먹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 전격 출석했다.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可決)되고, ‘고(高)영양 수액 단식’ 논란 산 이 대표가 23일 농성(籠城)을 중단한지 며칠 만이었다.
그런데 야권(野圈)에선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노무현재단 유튜브 계정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이 대표 검찰수사를 두고 “(윤석열정부가) 꼴 보기 싫은 사람을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2030 남자유권자들한테 좀 말하고 싶다. 이 사태에 그대들 책임이 상당부분 있다” 주장했다.
이 억설(臆說)이 유 전 이사장 개인의견 즉 손타쿠(忖度‧촌탁‧눈치껏 윗사람 원하는 대로 행동함)인지, 이 대표의 암묵적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허나 해릉양왕 완안량 같은 이러한 움직임이 민심이반(離叛)으로 이어질 건 분명하다. 온갖 중범죄 혐의란 혐의는 다 자신에게 있으면서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란 남 탓, 분풀이에 “우리가 죽을 놈들이나이다” 넙죽 엎드릴 유권자는 아무도 없다.
유 전 이사장 의도가 2030 남녀 갈라치기라면 성공할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8~22일 전국 성인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7.6%p↑)‧남성(5.4%p↑)에서 전주 대비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40대(5.0%p↑)‧여성(2.3%p↑)에서 올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에 대해 “국민여론은 물론 당 내부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장기간 횡보(橫步)‧하락을 거듭하는 약세흐름을 보일 것” 전망했다.
유 전 이사장 주장에 대한 여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있다. 아이디 ‘nono****’는 26일 유 전 이사장 입장을 보도한 한 언론기사 댓글에서 “아니 스시랑 한우는 20대가 먹고 대장동은 30대가 해먹었나. 뭔 구속에 책임을 져” 비꼬았다. 필자 생각도 이 댓글로 갈음한다. 유 전 이사장은 ‘60살 넘으면 뇌가 썩는다’던 과거 발언 해명이나 내놓길 바란다. 또 이 대표는 군말 없이 검찰조사나 성실히 받고 혹 모를 국립호텔 입주를 잘 준비하길 바란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모든걸 일본탓 하면 먹힐 것 같다는 자신들의 생각이 있지 않을까요?
예를들면 저들은 성경의 아담과 하와를 타락시킨 뱀을 일본탓 하겠죠?
새벽 1시까지 아직 구속영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현 민주당 주류의 억지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근데 실제로 기각이 되었습니다.
본 칼럼에서 '야권'이라 써야 하는 것을 실수로 오타가 나 이제야 수정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삼가 부탁드립니다. 요즘 정신이 안팎 일로 여러모로 혼미합니다. 정신 차리고 다시는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뇌썩남의 저주인가 기각되었네요.
참으로 무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