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日 방류 묵인하다 野 수세 맞춰 돌연 ‘버럭’
핀란드는 IAEA 신뢰…韓 ‘선동국→선진국’ 전환해야
“누구든 문 열면 다 죽는다”
온칼로(Onkalo)라는 시설이 있다. 핀란드 에우라요키(Eurajoki)에 약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 들여 건설 중인 세계 최초 고준위(高準位)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다. 핀란드는 1977년부터 원자력발전소 수 기를 운용 중이다.
온칼로는 지그재그 형태로 수㎞ 길이(수직 깊이 450m)에 달하는 지하터널 끝에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 6600t을 대략 ‘10만년’ 동안 격리한다는 개념이다. 10만년이 지나면 방사성폐기물에서 생성되는 방사선 위력은 자연방사선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때문에 온칼로는 10만년 동안 누구도 방사성폐기물에 접근치 못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문제는 그 10만년 세월이 흐르는 사이 인류 후손들에게 온칼로 존재가 잊혀지고, 언어(言語)도 달라질 가능성이다. 2023년 기준 현존하는 전세계 모든 문자로 “접근 마시오” 표지 세워봤자, 후대가 읽지 못하면 그만이다. 손자의 손자의 손자 중 누구 하나가 온칼로 봉인(封印)을 푸는 순간, 핀란드와 주변 서‧북유럽 나아가 지구촌에는 ‘헬게이트’가 열리게 된다.
봉인해제 위험성은 오늘날 인류가 튀르키예의 약 1만3000년 전 초고대유적 괴베클리테페(Göbekli Tepe)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에서도 입증된다.
단 1만여년 전 유적 정체도 (분명 괴베클리테페 운영시기엔 존재했을) 사용설명서 내지 안내문이 없어 알지 못하고 계속 발굴 중인데, 10만년 전 시설이라면 후대인류로선 고개를 갸웃거리고도 남는다. 10만년이 얼마나 긴 시간이냐면,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아프리카대륙을 떠나 유럽‧아시아로 진출한 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10만년 전이다.
게다가 인간은 기본적으로 돈이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하고도 남는다. 진시황(秦始皇)‧파라오(Pharaoh)의 황릉(皇陵)‧피라미드(Pyramid)는 누구도 침입 못하게 설계됐으나, 후세는 기어이 그 문을 따고 들어가 부장품(副葬品)을 도굴하고 관광지로 활용 중이다.
물론 10만년 세월 사이에 인류가 멸망하거나, 타 행성으로 이주하거나, 고준위 방사성 원소에 특정물질 조사(照射)해 안전한 핵종(核種)으로 만드는 기술 개발할 수도 있다. 허나 안전에는 if(만약)가 없기에 자만은 곧 대재앙으로 직결된다.
때문에 핀란드정부 및 온칼로 건설‧운영사 포시바(Posiva)는 혹시 모를 ‘문제아’ 또는 자연재해에 적극 대비 중이다. 우선 온칼로는 지진 가능성을 감안해 십수억년 된 화강암(花崗巖)으로 이뤄진 초고강도 지층을 기반(地層)으로 구축됐다. 화강암과 강도가 유사한 삼성건설의 150Mpa 콘크리트는 약 1㎠ 면적이 1.5t의 하중(荷重)을 견딜 수 있다.
방사성폐기물 저장용기 외피(外皮)는 누구도 뜯어낼 수 없도록 이중구조 캐니스터(Canister)로 제작된다. 수천t의 폐기물이 가득차면 온칼로 입구는 두꺼운 콘크리트로 철저히 밀봉(密封)한다. 터널 안팎에는 “들어오면 죽는다” 취지의 각 국 문자,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 또는 신체가 문드러진 끔찍한 그림,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는 음침한 청각(聽覺)효과 등을 설치한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보증에 ‘찬성률 60%’
온칼로는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당초 이 위험한 시설을 두고 현지에서도 반대여론이 적지 않았다 한다. 특히 진심이든 가식(假飾)이든 환경주의자들이 대거 몰려가 규탄시위 열었다고 한다. 이들로선 “핀란드정부가 온칼로 만들어 우리 다 죽이려 한다” “저걸 짓느니 차라리 청산가리 먹겠다” “뇌송송 구멍탁” 할 수도 있었다.
허나 놀랍게도 핀란드 전역의 온칼로 찬성여론은 ‘60%’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방한(訪韓)한 베사 라까니에미(Vesa LAKANIEMI) 에우라요키 시장은 서울 종로구 주한 핀란드대사관에서 가진 언론인터뷰에서 “핀란드는 암반(巖盤) 자체가 안정적이어서 지진 가능성이 낮다”며 “40년 간 원전 운영정보를 투명히 공개했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걸 국민도 인식하고 있다. 이에 후쿠시마(福島)사고에도 큰 동요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까니에미 시장에 의하면 심지어 지역민에겐 단 1푼의 금전적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찬성율이 높은 까닭에 대해 라까니에미 시장은 “시민들은 온칼로 건설로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전 기업‧직원들이 세금을 내면 시 세수(稅收)는 늘어난다. 이 세수를 다시 지역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善循環) 구조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증가한 세수 덕에 시민들은 핀란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지방세를 낸다고 한다.
업계에 의하면 온칼로 찬성여론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보증도 큰 역할을 했다. 2020년 에우라요키를 찾은 라파엘 그로시(Rafael Mariano Grossi) IAEA 사무총장은 “모두가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 지질저장소 관련 아이디어만 생각했는데 핀란드는 실제로 해냈다”며 온칼로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근래 희석(稀釋) 된 후쿠시마 방류수(오염수) 안전성을 설명하겠다며 방한했다가, 더불어민주당 및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봉변(逢變)당했다가 한숨 내쉰 그 그로시 사무총장이 맞다.
최근 방류가 시작된 후쿠시마 방류수를 두고 ‘뇌송송 구멍탁’ ‘광우뻥’ 식의 선전‧선동이 재개되는 듯한 분위기다. 몇몇 가수는 후쿠시마로 달려가 방류 전 바닷물을 채취하고서 “저는 오늘 일정량의 피폭(被曝) 받을 것”이라고 하거나,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했다.
2011년 4월 후쿠시마 방류수 방류 때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이들은, 중국 원전 대규모 삼중수소 배출엔 침묵하는 이들은, 공교롭게도 총선 앞두고 야당발(發) 논란들이 터져 나오자 돌연 ‘IAEA도 못 믿는다. 내가 더 전문가다’ 식의 태도로 반일(反日)에 나서고 있다. 이에 “선택적 분노” “정치적 분노” “오염수 아닌 선동수(水)” 등 일침(一鍼)이 적지 않다.
선동도 수요가 있어야 먹힌다. 수요가 없으면 선동도 기세를 잃게 된다. 핀란드는 “온칼로 문 열리면 우리 다 죽는다” “특정 정치성향 인물이 온칼로 만들어 우리 다 죽이려 한다” 식의 괴담(怪談)선동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선진국’ 대한민국은 핀란드처럼 후쿠시마 방류수 관련 IAEA 입장을 이성적(理性的)으로 판단하고 냉정히 대응·요구 보완점을 마련해야 한다. ‘선동국’은 안 된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솔직히 지금 제 짧은 과학적 식견으로 봤을때 너무 삼중수소에 치우쳐져 있는것 같습니다. 삼중수소보다는 방사성 세슘이라던지 더 무거운 원소들이 잘 걸러지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할거 같은데... 삼중수소는 당장 우리 동해에도 우리원전에서 나오는 양이 있는데 언론도 그렇고 너무 삼중수소에만 집중하는거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물론 다른것들은 걸러진다고는 하지만 완벽한지도 의문이구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스포츠 선수나 전직 선수출신 코치, 단장, 해설위원들도 아마 선동에 동참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콜린 캐퍼닉 처럼 주도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례를 찾아주셔서 있으시다면 칼럼을 올려주세요.
처리수가 유해한지 유해하지 않은지를 넘어서 그동안 불투명하게 처리해오던 핵폐기물을 공개하기 시작한 첫걸음입니다. 공개했을때 선동으로 과도한 공격을 하게된다면 결국 다른 국가도 신비주의 폐기물관리를 지속할 것입니다
개뻥에 뻔뻔한 선동이 판을 치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많이 속는다는 겁니다.
미디어가 주는 대로 받아 먹는데만 익숙해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방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