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꼼수'로 트위터 헐값 인수했나 … 美 SEC에 고소당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증권 사기 등의 혐의로 제소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할 당시 지분 공개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이날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머스크가 X 지분 대규모 매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부당 이득을 얻는 증권 사기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SEC는 이 같은 방법으로 머스크가 X 주식을 최소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2191억원) 싼 가격에 사들였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말 440억 달러(약 64조300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인수 전 머스크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는데 법적으로 지분량이 5%에 도달하면 10일 이내에 보유 지분을 의무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보고서 제출 기한을 11일 넘기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SEC는 머스크가 주식을 5% 보유한 날부터 이 사실을 신고한 날 사이 트위터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5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의심하지 않는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인수 의사와 대규모 주식 매입 사실을 알았다면 주식 가격이 올랐을 가능성이 있는데 주식을 싸게 매입하기 위해 일부러 정보를 감췄다는 것이다. 배심원 재판을 요구한 SEC는 벌금 부과와 부당이익 환수도 요구했다.

머스크의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머스크는 잘못한 것이 없다"며 "수년에 걸친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부상했고 그의 취임 후에는 '정부효율부'를 이끌 예정인만큼 이 사안을 SEC와 머스크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 정책의 핵심 부처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규제 완화론자인 폴 앳킨스를 차기 SEC 위원장에 앉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