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할 일은 '자유민주주의 연대'라는 거대한 우산 아래, '하찮은 일'로 뒤틀어져 분노에 찬 우군(友軍)에게 차 한 잔 먼저 권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의 오늘 수상 소감문 제목은 '차와 동정(Tea & Sympathy)'입니다. 영국 팝가수 제니스 이안(Janis Ian)의 유명한 노래도 있지만 원래 영국 속담입니다. '분노에 찬 자에게 먼저 친절과 동정을 보여주라'는 격언이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시민단체 '미디어연대(상임대표 황우섭)' 주최로 열린 '2024년 알바트로스상 시상식'에서 △김윤덕 조선일보 선임기자 △오정환 전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명예회장과 함께 '알바트로스상'을 수상한 이성복 뉴데일리 대표는 "대한민국 보수우파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감성적 접근"이라며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만 하면 일상과 감성을 다 놓치고 만다"고 말했다.
"'감성'이야말로 좌파연대의 강력한 동인(動因)"이라며 "한마디로 좌파끼리 '형·아우' 하며 서로 돕고 살자는 데서 세력이 구축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케비어좌파' '강남좌파' '감성좌파' '깨시민' 'WOKE' 등 소위 감성팔이 좌파들이 자리 주고, 쇼해 주고, 출연시키고, 권력 나누고, 세금 나눠먹는 생태계를 구축할 동안, 우파들은 뭘했나? 세력을 모았느냐? 연대를 했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급진좌파와 보수우파의 가장 큰 차이는 세력의 차이인데, 이러한 세력을 결집시키고 유지하는 매개체가 바로 '감성'"이라며 "△군사독재와 싸웠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있는 운동권 △공권력이 무거워 숨죽이고 있었던 비주류 소시민들 △'시위 품앗이'를 하는 시민단체들이 감성적인 언어와 생각으로 뭉쳐, 거대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이 생태계에서 벗어나면 술 한 잔 나눌 친구도 없는 '왕따'가 되고, 멸시의 대상이 되고 만다"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개인적 경쟁과 성과를 우선시하는 보수우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좌파세력처럼 감성으로 연대하는 게 아니라,
되레 우파 스스로 자유연대를 파괴함으로써 자멸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광우병 광풍' '박근혜 탄핵 광란'
'문재인 정권 탄생'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가 보수를 공격하면
자멸한다는 사실을 수차례의 경험으로 체득하고도, 보수우파는 여전히 내부 총질로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보수 언론이 우파
정부를, 보수 인사가 애국단체를 공격하는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 대표는 "계엄과 탄핵이 그렇듯이 내부
총질은 분노와 탐욕에서 비롯된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자유연대가 국제적으로 성공했을진 몰라도
국내적으론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저는 오늘 이 수상 자리를 빌어 애국 시민들께 그 어려운 자유연대를 위한 우선적인 실천
방법을 한 가지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사람 성격 구별법은 'MBTI'"라며 "T는
냉혈하고 무자비한 논리적 반응, F는 무조건적으로 따뜻한 공감의 반응을 강조한다"고 언급한 이 대표는 "한국의 보수우파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이 F적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젊은이들 사이 유행하는 말로 'T발
씨야?'라는 말이 있는데, '씨'와 'T'를 바꿔 말하면 욕설이 섞인 가벼운 힐난이 된다"며 "공감하지 않고 논리로 훈계를
늘어놓을 경우 쓰는 농담이다. 미래세대와 보수우파 앞에서 'T발 씨'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얻기 위해 보수가 할 일은 보수의 '작은 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따뜻하게 끌어안고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좌파처럼 먹여주는 생태계를 구축하진 못할망정, 내부 총질을 해선 안 된다. 나와 다른 보수우파 친구에게 따뜻한
자리를 만들어 배려의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윤미향, 조국, 김정숙 기타 등등…, 그렇게
사고를 많이 쳐도 좌파들 사이에서 공식적인 비난 성명 한 줄 나오는 걸 본 적 있느냐"며 "잠시 심사가 꼬였어도 '그래도 우리
편인' 애국 시민들에게 먼저 차 한 잔 권하는 여유와 배려, 포용력이 필요한 시대다. 우리마저 감싸지 않고 동정하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보호해 주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연대가 제정한 알바트로스상도 포용과 연대의 몸짓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성은 법보다는 정치의 영역인 것 같다. 법대로 현상대로 재단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태도와 행위로 서로
감싸안아야만 이 위기를 이겨내고, 국가의 비전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태극서체 창시자로 유명한 서예가 초당(草堂) 이무호 선생이 이 대표 등 알바트로스상 수상자 4명에게 직접 쓴 휘호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 = 조광형 기자사진 = 정상윤 기자영상 = 허재호 기자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2/20/202412200006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