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정국을 틈 탄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는가 하면, 사실상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까지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5번째 탄핵소추안이다.
헌법 제88조 2항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 국무회의 구성원은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 19명 등 총 21명이다.
민주당은 한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도 준비중에 있다. 여기에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탄핵안도 준비하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은 내부 논란이 있는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탄핵소추안은 작성할 예정이고, 여러 가지 국내 정황을 종합해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하루빨리 국가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민주당이 국무위원을 탄핵해 정상화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탄핵을 예고하거나 탄핵을 추진한 국무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6명이다. 민주당이 국무위원 3분의 1의 업무를 정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국가를 정상화 하자는 민주당이 사실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 것은 민주당이 결국 국가 정상화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동일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차기 대선이 필요한데, 가장 첫 절차가 윤 대통령 탄핵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친명(친이재명)계의 인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전날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추진은 과하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가면 한덕수 총리를 탄핵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삐딱하다 싶으면 또 탄핵하는 거냐"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 주변에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런 상황에 대해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며 "정무적·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아쉽다"고도 비판했다.
민주당의 폭주는 국무위원 줄탄핵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정부안에서 4조 1000억원을 줄인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앞서 정부와 여야는 야당이 제시한 감액안에 일부 예산 증액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민주당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검찰·경찰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 정부 예비비도 절반으로 줄였다.
그럼에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헌법이 정한 기한내에 예산 낭비를 막고 민생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어 증액이 필요한 부분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추후 추경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필요에 따라 추경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등이 발생했을 때 편성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실상 170석의 민주당이 입법권을 이용해 자기들이 필요한 예산을 임의대로 증액하겠다고 선포한 셈이다.
정부와 여당은 정국을 틀어쥐었다는 민주당의 자신감이 예산안 횡포로 이어졌다고 비판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자"며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협치가 아닌 예산안 일방 통과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액할 사업이 있으면 여야가 합의해 본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전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인데 거대 야당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해 우리 기업에 절실한 총알을 못 주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예산안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자 국가 마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민생이 희생돼도 이 대표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국민 겁박용 예산안 처리"라고 규탄했다.
야권에서도 계엄 정국을 통해 이 대표가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정국을 더욱 혼돈으로 몰고 가는 대신 본인의 재판 일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의 혼란을 틈타 정치적,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며 "탄핵도, 하야도, 수사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법 정의의 실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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