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자 미국 백악관이 "선거 개입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 토론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가 불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해리스의 풍부하면서 '전염성 있는' 웃음은 그가 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하며 웃었다.
또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보다 엄청나게 많은 제재를 러시아에 부과했다면서 "해리스가 '잘한다면' 그런 행동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자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푸틴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과 대비된다.
푸틴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새 대통령은 미국 시민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러시아 국영 방송 RT 관계자들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로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오른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것인 만큼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4일 RT 보도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노브나 시몬얀과 보도국 부국장 엘리자베타 유르예브나 브로드스카이아 등 개인 10명과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들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국의 SNS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방문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혀온 데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의 승리를 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소 예상 밖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결정하기 훨씬 전인 2월 어느 후보를 선호하느냐는 물음에 "바이든"이라면서 "그는 더 경험이 있고 더 예측할 수 있는 인물이며 구식 정치인"이라고 답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즉각 이를 대선 개입 시도로 규정하고, 미국 대선에 대한 발언을 중단하라면서 반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은 우리 선거에 대한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며 "그는 어느 쪽으로든 누구도 선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지를 결정하는 유일한 사람은 미국 국민"이라며 "푸틴이 (미국) 대선에 대해 그만 이야기하고 간섭을 중단하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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