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른바 ‘중도 확장’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앞다퉈 바꾸고 있다.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캐스팅보트인 경합주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필사적인 행보로 읽힌다.
8월 31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지원 공약을 발표하는 등 기존의 강경 보수 입장에서 ‘좌클릭’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미시간주의 포터빌 유세에서 “우리는 친(親)가정”이라면서 난임 부부를 위한 “IVF 시술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정부가 내거나 여러분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들은 다수의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인공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일부 이식하고 나머지 배아는 냉동 보관 후 폐기하는 IVF에 대해 ‘잔여 배아도 사람’이라며 반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IVF 문제에 대해 당내 보수 유권자들과 상반된 입장을 취한 것은 경합주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성·중도 유권자를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정강 정책에서 일부 보수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낙태권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낙태권 인정 판결(로 대 웨이드)을 폐기한 연방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용 기망’을 하고 있다며 여성의 생식권을 진정으로 보호하려는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기후 정책과 관련한 자신의 소신을 뒤집으며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셰일가스 추출 방식인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에는 프래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왜 입장을 바꿨느냐’는 질문에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고만 했다. 프래킹은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으로 민주당 입장에서 마냥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미 대선에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을 달성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프래킹에 대한 입장 변화를 두고 “언젠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게 될 것”이라며 비꼬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386869?cds=news_my_2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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