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집중호우로 남매가 실종된 다음날인 8월 10일 폭우 대책으로 서울에 총 6곳의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빗물터널)'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역 일대, 광화문 일대 등 상습침수지역 지하 40~50m 깊이에 빗물 저장탱크를 만들어 시간당 100mm 호우가 쏟아져도 수해를 막을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대책을 발표한지 2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못 떴다. 그나마 최근에서야 원래 계획보다 1년이나 늦은 2028년 12월에야 완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 여름을 포함해 앞으로 5년간 '물난리'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원래 계획보다 늦어진 이유는 가장 시급한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 3개 빗물터널의 총사업비로 1조2052억원을 책정했다가 공사 업체 입찰이 두 차례나 유찰되는 등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 공사비는 1조3689억원으로 증액, 재조정했다. 공사비가 증액된 후에야 터널별로 1곳씩 입찰 업체가 나와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착공은 올해 12월로 예정돼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의 경우 한신공영이 시공하며 설계는 유신, 수성엔지니어링, 단우엔지니어링이 맡았다.
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는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한국종합기술, 동해종합기술공사, 한맥기술, 동성엔지니어링이 설계를 수행했다. 광화문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는 DL이앤씨가 공사를 맡았으며 동명기술공단, 대한콘설탄트, 태조엔지니어링이 설계했다.
결국 대심도 공사 착공이 지연된 데에는 비용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막대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마당에 시공사들마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던 탓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폭우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수자원 분야, 이른바 물관리 사업이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여러 요인으로 물가가 크게 변동하다 보니 착공 시점과 계약시점의 계산이 맞지 않게 되자 적자 우려때문에 입찰을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심도 터널은 국비를 포함한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는 사업이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적정성 검토를 맡기면서 8개월 가량이 더 걸리게 됐다"며 "현재 각 사업별로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어서 차질없이 착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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