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살인자'로 지칭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의 입에서, 그것도 민의의 전당인 국회 회의장에서 영부인을 향해 '살인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전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담당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과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 의원은 해당 간부가 김 여사 명품백 관련 사안을 담당했던 점을 거론하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덮기 위해 권익위 수뇌부가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1명을 억울하게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건희와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다", "살인자", "김건희는 살인자"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망언을 내뱉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 108명 전원 서명이 담긴 전 의원 제명촉구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전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국회법 25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윤리위에 징계를 요구한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전 의원 징계안 제출 전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핑계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전 의원은 권익위원장을 역임했음에도 고위 간부 사망을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또 망언을 내뱉고 대통령과 영부인에 살인자라는 극언까지 쏟아붓는 등 회의 안건과 전혀 관계없는 발언을 지속했다"며 "이에 대한민국 국회 헌법기관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를 심각하게 위배했고,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고 전 의원의 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도 앞서 입장문을 내고 면책특권 뒤에 숨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막말을 한 것"이라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륜적 폭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한 인간에 대한 인권유린이고 국민을 향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민주당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며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에 근거해 거친 말을 쏟아낸 것은 인간에 대한 인권 유린이고 국민을 향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또다시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야당의 저열할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걸핏하면 공무원을 국회로 불러 윽박지르고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공무원 연금까지 박탈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며 "야당이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고인의 죽음을 두고 정쟁화하는 것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공직자 사망과 관련한 민주당의 주장은 궤변일 뿐"이라며 "오히려 야당의 무차별적 압박이 너무 큰 부담이 된다고 공직사회가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의 공식적인 사과와 납득할만한 설명을 요구한다"며 "막말을 내뱉은 전직 권익위원장 전현희 의원은 권익위를 황폐화한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민생을 논의해야 할 국회가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 해방구가 된 점에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계기로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연관돼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망한 5명도 재조명 될 전망이다.
2021년 12월 10일 이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2022년 1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해 7월 26일에는 이 전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인 배모씨의 지인인 4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3월 9일에는 이 전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전모씨도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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