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 "공무원도 사람이다, 시의원이라는 이유로 해온 잘못된 말과 행동에 대해 더이상 침묵 않겠다"
수면위로 떠오른 시의원 갑질 의혹…나도 당했다 '미투'로 확산 조짐
국민의힘, 민주당 거대 정당 차원 진상 규명 필요
구미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구미시의회 제공
경북 구미시청 익명 게시판에 구미시의원에 대한 '미투'성 폭로글이 올라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해 시의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분'을 언급,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정당 이 나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도 당했다'는 댓글 등 증언이 이어지고 있어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구미시청 익명 노조 게시판에는 24일 자정쯤 구미시의원 관련 성비위, 갑질 재발방지 요청 글을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시의원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던 잘못된 말과 행동들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 분은 시의회에서 중요한 자리에 계신 만큼 어느 누구보다도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직급고하를 막론한 여러 명의 여성공무원들에게 무뢰하다 못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들을 아주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흉한 눈빛으로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는가 하면 악수를 할 땐 손을 한참을 잡고 있거나 19금 농담을 대놓고 한다. 사적으로 문자나 전화를 수시로 하기도 하며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식사나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미투 폭로'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도 앞에 나서 말을 못해서 그렇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고, 그동안 더러워서 피해왔다고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피해야만 하냐. 공무원들도 구미 시민이고 사람이다, 배려하고 존중해 달라"고 절규했다.
한편 이번 게시글과 관련, 시청 안팎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며 '미투' 논란 확산 수순을 밟고 있다. 가해 시의원을 '그분' 혹은 '이분'으로 지칭한 데다 게시 댓글 등에 '나도 당했다'는 피해 주장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구미시의회가 국민의힘 20명과 더불어민주당 5명 등 모두 거대 양당 시의원들고 구성돼 있는 만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자체 조사팀을 꾸려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함께 가해자를 색출해 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구미시 공무원노조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파악된 상황은 아니며 게시판 글을 토대로 사실 관계 확인 및 제보 수집 등에 나선 뒤 형사 고발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청 한 직원이 24일 노조 게시판에 익명으로 구미시의원 관련 성비위, 갑질 재발방지 요청 글을 올리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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