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사전투표율 중 가장 높을 정도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여·야는 학생들을 비롯해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2030 청년층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이들 세대는 정치적인 색채보다는 '반값등록금'이나 '주거문제' 등 청년 정책에 움직이는 부동층 표가 몰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주요 청년 공약으로는 '청년기본법 연령 상향', '도시철도 지하화를 통한 청년주택 공급', '청년 주택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소득요건 완화', '아빠 유급휴가 의무화 추진' 등이 있다.
이에 반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월 3만원 대 청년패스 도입', '취업단계별 지원 강화', '신혼부부 결혼·출산지원금 1억 원 대출', '대학 기숙사 5만호 공급' 등을 공약했다.
통상 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의미하는 'MZ세대'는 모바일 환경이 익숙해 쇼츠나 릴스 등 짧지만 강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문화를 이끌면서도 아이러니하게 1990년대 유행하던 레트로 감성을 재현한 통 넓은 바지를 입거나 LP판 카페를 찾아간다.
이들은 최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뚜렷한 정치적인 색채보다는 자신이 속한 청년세대를 위해 정책을 내놓은 후보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최근 청년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심화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면서 신규 일자리가 대거 감소한 가운데 물가는 치솟으면서 청년들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되면서 수많은 청년들이 고립됐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이번 '4·10총선'에서 여야 MZ세대 후보 간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역구가 서울 도봉갑이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정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1980년대 청년들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는다.
국민의힘에선 김재섭(36) 후보를 내세웠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안귀령(34) 전 YTN 앵커를 전략공천했다. 이에 맞서 윤오(56) 녹색정의당 도봉구위원장 등도 후보로 나섰다.
김 후보는 각종 방송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여온 청년 정치인이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꾸준히 도봉갑 지역활동을 펼치며 표밭을 갈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지역 연고와 함께 대통령-서울시장-도봉구청장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단 점을 강조하며 '일꾼론'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안 후보는 YTN 앵커 출신으로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영입돼 정계에 진출했다. 민주당 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직을 수행했다. 두터운 지역 기반을 가진 인재근 현역 의원이 후원회장을 맡아 안 후보를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민주당 텃밭을 지키는 동시에 윤석열 정권의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역 현안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조기 개통 추진 ▲고속철도(SRT) 연장 ▲경원선(1호선) 지하화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고도제한 완화지구 확대, 재개발·재건축 절차 최소화, 역세권 용적률 상향 범위 확대 등 집값에 영향을 주는 부동산·교통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안 후보는 소속 당에서 추진 중인 월 3만원 청년패스 도입과 청년내일채움공제 재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원금액 및 대상확대 추진도 공약해 청년 층의 표심 얻기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선 청년들은 못 살겠다며 죽어나가는데 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권은 정책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네거티브로 선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다.
한 젊은 유권자는 "'이·조 심판론', '정부 심판론' 등 여야는 서로 물어뜯기에 바쁘다"면서 "지금까지 메시지나 공약으로 봤을 때 이들에게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누가 선거에서 승리하건 청년의 삶이 변할 것이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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