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10시3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형사)에 들어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오전 8시 반쯤 입원 중이던 서울 녹색병원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검은색 승합차량에서 내려 직접 검은 우산을 썼다. 머리 색깔이 달라졌을 뿐 얼굴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이 대표는 24일째 단식을 중단했다.
이 대표의 오른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그는 단식 14일째인 지난 13일 국회에서 당 대표실로 이동하면서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기도 했다. 이 대표는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눌린 사고로 왼팔에 장애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수많은 기자들이 영장심사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 대표는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없이 걸음에 몰두했다.
비가 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원로에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개딸)과 우파단체가 대치했다. 양측은 오전 9시 전부터 도로 위·아래 쪽에 각각 천막을 치고 구호를 외치며 기싸움을 벌였다.파란 천막을 친 개딸 세력은 파란 옷을 입고 '국민의 항쟁이다' '이재명과 함께 한다' 등 이 대표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들은 "극우세력에 맞서고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 하나가 돼 집결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개딸들은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건희를 특검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이 대표 지지자는 "윤석열은 카르텔이라고 X부리는데 그건 윤석열과 검찰 그리고 기득권의 카르텔이다"라며 이 대표의 영장심사와는 동떨어진 정치적 주장을 폈다.
우파단체는 빨간 천막을 쳤다. 이들은 앞·뒤로 '이재명 구속하라' '윤석열 지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이재명 구속, 싹 다 구속"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근처 가로수에는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20개 중대를 법원 인근에 배치했다. 기동대 규모는 약 1600명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딸 세력과 우파단체가 충돌할 것을 우려해 양측을 사이로 두고 수십명의 인력을 세워놓기도 했다.
9시 반이 넘자 개딸 세력과 우파단체의 인원이 모두 늘어났다. 각각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방송을 켰다. 그러자 마이크를 잡은 이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외침을 이어나갔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오전 9시 반을 기준으로 개딸 세력은 약 200여명, 보수단체는 약 100여명 정도의 인원이 집결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검찰과 이 대표 측은 혐의 소명과 구속 필요성을 놓고 법리 공방을 벌인다. 이 대표 역시 직접 판사의 질문에 답변하며 구속영장을 기각해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다음 날 오전 결정된다. 이 대표는 심사를 마친 뒤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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