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곳곳에서 살인(殺人) 예고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테러를 예보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알림 서비스가 등장했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웹서비스업체 '01ab'는 칼부림 예고 게시글이나 관련 내용을 담은 언론 보도 링크와 함께 예상 지역을 이용자들이 지도 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테러리스(terrorless)'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사이트에선 테러 게시물을 올린 피의자의 검거 여부와 살인 예고의 진위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 페이지에는 울산, 경기 일산, 서울 강남 등지에서 테러를 예고한 총 45건의 위협 목록이 게시된 상태다.
테러리스 이용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근처 테러 예고 장소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보와 공유도 할 수 있다.
'01ab' 측은 알림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취지에 대해 "서울 신림역 칼부림 사건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터넷에는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며 "이러한 공포적인 시기에 최소한 누군가가 무책임하게 올린 살인 예고 글에 대한 정보를 우리 시민들에게 제공해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덜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범죄를 저지른 사람만큼 허위든 사실이든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고하는 사람도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생각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살인 예고 글 하나 때문에 시민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추가적인 경찰 인력이 동원되며 우리 사회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01ab' 측은 "우리의 목표는 테러리스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이라며 "그만큼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7일 "오늘 오전 7시까지 살인예고 글 187건을 확인해 5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고 했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57.6%인 34명이 10대 청소년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예고 글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까지 무분별하게 따라하다가 경찰에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수본 관계자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청소년이 모방범죄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관련 법을 개정하고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권력을 총동원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신림동 사건 이후 서현역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이를 조기에 끊어 내지 못하면 모방 범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불행해서 그랬다는 신림역 칼부림 사건 피의자 조선의 진술이 퍼지면서 그릇된 영웅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열등감과 망상 등을 공유하다 보면 온라인에서 글을 쓰던 이들이 모방 범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8/07/202308070024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