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현대적인 한국무용으로 재탄생한 '일무(One Dance)'가 뉴욕 관객을 사로잡았다.
세종문화회관이 제작한 서울시무용단 '일무'는 지난 20~22일(현지시각) 3일간 뉴욕 링컨센터 내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에서 세 차례 공연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뉴욕 데뷔를 마쳤다.
이번 뉴욕 공연은 링컨센터가 주최하는 여름축제 '썸머 포 더 시티(Summer for the City)' 내 '코리안 아츠 위크(Korean Arts Week)'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하나다. 뉴욕에서는 춤을 출 때 늘어선 줄이라는 뜻을 지닌 일(佾)의 의미를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춤이라는 의미로 확장해 '원 댄스(One Dance)'를 사용했다.
첫날부터 1802석 규모의 객석을 꽉 채우고 출발한 '일무'는 2·3일차에는 시야제한석이라도 구매하고자 하는 관객들이 공연시작 직전까지 매표소를 찾았다. '일무'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욕 관객들을 매혹시키며 전 공연 매진을 기록했다.
'일무'는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儀式舞)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구호의 연출과 디자인,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 김성훈·김재덕의 안무가 조화를 이룬다. 지난해 5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초연에 이어 뉴욕 공연을 앞둔 올해 5월 재연까지 흥행에 성공했다.
뉴욕 공연은 코크 시어터의 무대규모를 고려해 무용수를 54명에서 39명으로 조정했다. 총 4막 구성 중 3막 '죽무'를 간결하게 수정했으며, 한국무용 특유의 정중동(靜中動)의 호흡을 살렸다. 공연이 진행되는 70분간 몰입한 관객들은 막이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가 보냈고, 커튼콜에서는 환호성과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일무' 뉴욕 공연은 뮤지컬 '라이언킹' 연출로 잘 알려진 줄리 테이머를 비롯해 댄서 알렉스 웡, 발레리나 이사벨라 보일스턴,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 기상캐스터 닉 코서, 전 뉴욕원(NY1) 채널 앵커이자 연극평론가 로마 토레 등 다양한 미국 문화계 인사들이 관람했다.
20일 공연장을 찾은 알렉스 웡은 "아름답고, 시각적으로 놀랍고,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수석 무용수 이사벨라 보일스턴은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이 놀라운 경험을 선사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특히 (2막) 춘앵무가 딱 내 취향이었고, 숨이 멎을 정도로 좋았다"고 전했다.
로마 토레는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관객을 마음을 사로잡는 신비한 매력은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전통적 의식무와 현대적 안무가 극적으로 교차하고, 이를 더 끌어올리는 다이내믹한 조명 효과와 무대 세트의 조화는 마치 머릿속에서 만화경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안호상 사장은 "뉴욕 관객들과 '일무'가 성공적으로 만나면서 우리 순수 전통 예술에 기반한 작품도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K콘텐츠의 영역이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기회다. '일무'를 포함해 우리가 만든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는 비전을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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