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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총회로 '정당성 확보' 나선 동덕여대생들 … '폭력시위' 논란 여전

뉴데일리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란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통해 2000명 중 99.9%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 의견을 모았다. 총학생회는 이를 명분으로 학교 측에 대해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시위를 '폭력‧불법' 행위로 다시 한 번 못 박으면서 양측 간 갈등이 당분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2시44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대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 및 총장 직선제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당초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인파가 몰려 예정보다 늦게 시작된 이날 투표는 종이에 '찬성' '반대' '기권'을 적어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거수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생총회는 학생 전체와 관련된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최고 의결 기구로 재학생 10분의 1 이상의 정족수를 채워야 개회된다. 이날은 동덕여대 재학생 6500여 명 중 1973명이 총회에 참여했다.

첫 번째 안건인 공학 전환 안건은 총투표자 1973명 중 기권 2명을 제외한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두 번째 안건인 총장 직선제 도입 안건은 투표자 1933명 중 기권 1명을 제외한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민주동덕의 역사를 오늘 우리가 모여 함께 이뤄냈다"며 "이날 부의된 안건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내일 오전 11시 처장단 면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재학생 A씨는 "반대표가 없어서 놀랍고 자랑스럽다"며 "공학 반대 시위가 언론에서 과격하게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만큼 재학생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 결과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열릴 총학생회와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대학 측은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학생회는 "이번 결과를 대학 본부에서 좌시하거나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학우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동덕여대 교수진 "본연의 역할 하고 싶다" 학생들에 호소

그러나 대학 측은 같은 날 총학생회를 비롯한 재학생들의 시위를 '폭력 행위'로 규정하고 엄중 대응을 경고했다. 교수들도 직접 호소문까지 내고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 교수 235명은 이날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호소문'을 내고 "우리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일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손괴와 건물 점거가 10일째 계속되고 있고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교수들은 학생 여러분이 자신의 책임이 가중될 수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 간 수업 거부 강요 중단 △학교 시설 점거 및 훼손 행위 중단 △학내 갈등의 사회적 문제 비화 행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실제 학생총회가 열린 이날 교정에서도 곳곳에서 손괴된 시설물이 발견됐다. 캠퍼스 곳곳 건물 외벽은 '민주동덕', '공학반대' 등 문구로 뒤덮여 황폐한 모습이었다. 외벽 아래 화단도 배달 음식 쓰레기 등 오물로 훼손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검토에 반대하며 캠퍼스를 점거해 이른바 '래커 시위'까지 벌이는 등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덕여대는 이로 인한 피해액을 최대 54억 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의 집단 수업거부와 강의실 무단 점거 및 폐쇄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예술대학 일부 전공 수업만 19일부터 대면 수업이 재개된 상태다.

이와 관련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0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폭력적 행태를 정당화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피해 복구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짚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원인은 대학의 일방적인 구조 개혁 논의에서 비롯됐다"면서도 "지나친 폭력은 잘못된 게 맞다. 오히려 대학 측의 입장만 굳혀지는 반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상호간 충분한 대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1/20/20241120002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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