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씨 관련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전 소속사 대표가 20일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이날 2012년 이종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고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 소속사의 연예인이던 고 장자연씨는 2009년 '김씨의 강요로 술과 성접대가 있었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뒤 사망했다.
이 전 의원은 고 장씨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 임원이 연관됐다며 임원 등의 실명을 언급했고, 이에 조선일보로부터 민·형사소송을 당했다.
김씨는 2012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전 의원에 대한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당시 재판에서 ▲'장씨가 숨진 이후에야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누구인지 처음 알았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를 만났다'는 등의 취지로 진술해 위증 혐의를 받는다. 또한 ▲'고 장씨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2019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소위 '장자연 리스트'로 불린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김씨의 위증 혐의에 대한 재조사를 권고했고 검찰은 그해 7월 김씨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지난해 5월 5개의 공소사실 중 2가지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고 김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은 "이제 막 연예활동을 시작한 장씨가 소속사의 관여 없이 (방 전 사장이 있는) 식사 자리에 스스로 가서 인사를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적어도 식사 당시 방용훈의 참석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폭행 사실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한 번도 폭행을 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수시로 폭행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지난 8월 원심 판단을 뒤집고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는 고 장씨가 소속된 기획사를 운영하며 그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라며 "당시 피고인은 일본으로 도망가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또한 "김씨는 계속 거짓 진술을 일삼으며 당심에서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안 보이고 있다"라며 "피고인의 진술은 이 사건과 아주 중요한 관련이 있고,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도 좋지 않아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폭행 부분에 대해서도 "당시 재판에서 김씨가 받은 질문의 취지는 한 번이든 수시로든 폭행했는지였다"며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고불리 원칙, 공판중심주의, 위증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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