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 징용 피해 양금덕 할머니, 정부 '제3자 변제안' 수용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95) 할머니가 정부의 피해 배상 해법인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다.

23일 외교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양 할머니는 이날 대법원의 강제 동원 확정판결에 따른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수령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재단 측이 정부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생존 피해자 한 분에 대해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제 동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피해자 15명 중 12명이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수령하게 됐다.

현재도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한 3명 중 생존자는 이춘식(104) 할아버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아버지의 가족은 같은 날 정부의 제3자 변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8년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 등에 양금덕 할머니 등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15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피고 기업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재단이 국내 기업의 모금 등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했다. 재단의 재원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자금을 받은 국내외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한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측은 "가족 측으로부터 그(3자 변제 수용)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양 할머니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떤 경위에 의해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할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 노환과 치매 증상으로 입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