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맞아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창당 이념으로 내세우며 간부들에게 책임과 본분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내부 결집과 단속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북한의 대외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일군들은 당의 이념과 정신을 체질화한 공산주의 혁명가가 돼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기관·직책명 없이 '김정은'을 내건 개인 담화 형식은 집권 초를 제외하면 매우 이례적으로 꼽힌다.
김정은은 이날 담화에서 "창당 이념, 창당 정신의 진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라며 "우리 당이 역사적인 당 제8차대회에서 일심단결, 자력갱생과 함께 이민위천의 구호를 더 높이 들고 나갈 것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수해 지역 인민들을 수도에 데려가 돌보고 지방발전정책에 선진적인 보건시설과 과학교육 및 생활문화시설, 양곡 관리시설을 추가하기로 한 것"을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아울러 이를 "인민의 하늘이라는 우리 당의 의지를 분명히 한 혁명적인 조치"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혁명의 전진과 더불어 세대교체가 계속돼도 당의 골간 역량인 우리 일군들이 창당 이념과 정신을 완벽하게 체현한 공산주의혁명가가 될 때 새 시대 5대 당 건설 노선이 철저히 관철돼 우리 당의 면모와 전투적 위력은 백방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간부 혁명화'를 강조했다.
그는 "일부 일군들은 당 정책을 관철한다고 하면서 도리어 비속화하고 정책적 선에서 탈선해 왜곡 집행하는 것과 같은 심중한 결함들을 발로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부 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 축재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계속 강도 높이 벌여야 한다"며 "일군들은 자기를 특수한 존재로 여기면서 남다른 대우나 바라고 직권을 악용해 개인의 이익을 챙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다음 해는 당 창건 80돌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를 경축하기 위한 준비 사업을 지금부터 잘해나가야 한다"면서 담화문을 마쳤다.
한편, 김정은은 전날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녹지공원에서 열린 당 창건 79주년 경축 연회와 공연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와 최선희 외무상 등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와 함께한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례적으로 김정은의 개인 손님 자격으로 초청됐지만, 현재까지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의 방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관계의 이상기류가 포착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관해 통일부 김인애 부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 대사에 대한 국가수반 개인 명의 초청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대사의 방문은 현재까지 노동신문 사진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양국 관계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조약을 체결해 군사, 외교, 경제 등 전 분야에 있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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