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장 "유승준 사례, 국적 취득 통한 고의적 병역 면제 대처법" 지적

김종철 병무청장은 국적 취득을 통한 고의적 병역 면제에 대한 대처법으로 가수 '스티브 유'(유승준) 사례를 제시했다.

김 청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적 취득을 통한 병역 면탈 시도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국적 취득을 통해서 병역을 면제받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후속적인 불이익 등이 (법에) 명시돼 있거나 하지 않다 보니까 강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청장은 이어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예는 스티브 유 같은 그런 예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스티브 유는 1997년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해 유승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은 상태에서 2002년 1월 미국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에 법무부는 유 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유 씨는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이 자신이 신청한 비자의 발급을 거부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유 씨의 최종 승소에도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계속 거부했으며 올해까지 총 3차례 퇴짜를 놨다. 고의적 병역 면제는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한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청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처벌이 이뤄지느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외교부에서 여권 반납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저희가 요청한다. 위반자들이 나중에 귀국하면 필요한 형사 절차를 진행한 다음 그 이후에 필요한 병역 의무 부과를 다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부모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해서 해외에서 38살까지 무조건 버티면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있는 현재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악질적인 병역 면탈 사례로 몇 년 전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아들 사례를 꼽았다.

그는 "은 전 위원장은 병무청 담당 과장과 13차례나 통화했다. 담당 과장은 아들 은모 씨의 고발 취하를 위한 거짓 검토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고, 중간 결재권자를 건너뛰고 서울지방병무청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당시 서울지방병무청장은 은 모 씨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은 전 위원장 아들은 '입영 전에 신변을 정리하고 오겠다. 기한 내에 귀국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미국으로 가서 현재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강조했다.

김 청장은 "해외여행 (허가제도) 등을 악용하는 것이 상당히 합법적인 사례로 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병역 면탈 사례를 추적해 보니까 다소 유사한 점들이 몇 가지 발견된다. 연기하는 등 대부분 전조가 좀 있다. 이런 사례들을 좀 더 모아서 해당 유형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해외 여행 허가를 좀 더 강화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