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격전지 '영광'에서 생활 밀착을 택한 진보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텃밭으로 여기던 호남에서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남보일보 의뢰로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영광군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광군수 후보 지지도에서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5%를 차지했다.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가 27.4%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은 18.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오차범위 내 접전이긴 하나 주목할 점은 진보당 후보가 일주일 만에 지지도 3위에서 1위로 순위 변동됐다는 점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9~30일 영광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민주당 후보가 32.5%, 조국당 후보가 30.9%, 진보당 후보가 30.1%를 각각 기록했다.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19.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진보당은 통합진보당의 후신으로 평가받는다. 통진당은 2014년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해산됐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고, 줄곧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 운동을 해왔다. 진보당 내 구성원도 당시와 대동소이하다.
영광군수 선거전에서 진보당의 약진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생활밀착형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이나 혁신당에서 적절한 후보를 공천해야 했는데 성찰 없는 공천이라고 (군민이) 판단한 것"이라며 "진보당 당원들이 마을 청소도 하고 농민회에서는 연중 상시적으로 칼갈이 봉사라고 해서 무뎌진 칼을 갈아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주당과 조국당이 상호비방전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진보당은 당원들을 대대적으로 내려보내 농사일을 돕고 군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영광군 주민들에 따르면, 진보당 인사들이 2000명가량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보당의 전 당력이 영광군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방식은 진보당의 오랜 선거 방식이다. 이들은 전신인 통합진보당 시절부터 밑바닥 민심을 훑는 것에 집중했다. 당시 지역 기반이던 성남 구시가지에서 우유 배달이나 청소부를 자처하며 주민들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주민들을 자신들에게 투표하게 하는 전략을 통해 재미를 봤다.
통합진보당은 당시 성남시 의원 등을 배출하며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경기동부연합으로 불리는 성남 지역 NL(자주파) 세력이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이유다.
서울 지역 대학의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이 했던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식"이라며 "중국에서는 하방이라고 부르며 농촌 생활을 장려하기도 하는데, 진보당의 당 색깔과 영광군이라는 농촌이 결합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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