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당 대표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컨벤션 효과'로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선거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과열 양상을 띠면서 '분당대회'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의 중심에는 전당대회에 '깜짝 등판'한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원 후보가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격전의 총선을 치르고 낙선 인사를 하던 원 후보가 이런 세간의 예측을 뒤엎었다. 그가 당 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든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였다.
원 후보는 출마 결심을 굳히고 줄곧 당정의 '윈-윈'을 강조해왔다. 경험·신뢰·소통은 물론, 통합의 정신을 구현하고 당 내 구심점이 될 인사는 원 후보 본인이라고 자신했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검증과 후보 사이의 개인적 감정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것이 원 후보의 지론이다. 야권의 탄핵 공세가 극에 달한 지금, 당 내부 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집권여당이 야당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그만큼 크다.
원 후보는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특검으로 시작되는 야당의 탄핵 계략을 막고 국정 지지도를 끌어올려 성공한 정부·여당을 만들겠다"면서 "야당의 계략에 순진한 접근으로 헤쳐나가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많고 이 위험 신호를 무시하면 '그때 원희룡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창 진행 중인 당 내 선거의 투명성도 강조했다. 선거가 공정해야 당 내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결과에도 승복하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논란이 된 한 후보 캠프의 자체 여론조사가 공표된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최근 벌어진 당 내 불공정 행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원 후보의 생각이다.
원 후보 측은 이런 상황을 "당원들의 여론을 교란, 왜곡시키는 저열한 공작"이라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강력한 제재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그럼에도 원 후보는 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날 선 공방을 주고받는 한동훈 당 대표 후보와도 "언제든 손을 맞잡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의 일문일답.-당 대표가 된다면 선결 과제는."우선 당의 체질을 강화할 것이다. 사천이나 당권을 잡은 사람이 멋대로 공천할 수 있는 상황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상향식 공천을 도입해야 한다. 또 당원 교육, 연수, 국정 참여도 개선해서 완전히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그래야 당원 배가운동도 가능하고 우리 당의 패배주의도 극복할 수 있다. 민생 정책 면에서는 제일 먼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금리 취약 계층의 부담을 낮춰주는 데 힘쓸 것이다. 주 3일 출근제 등 미래지향적 제도도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원희룡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이유는."첫 번째, 특검으로 시작해 탄핵으로 몰고 가는 야당의 계략을 저지해야 한다. 그에 대한 결의와 결심이 확고하고 또 경험도 있다. 108석으로 어떻게 막느냐는 나약한 생각으로는 야당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국정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당정이 쓴소리는 하더라도 함께 긴밀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아직 총선 당시 한동훈 후보를 중심으로 지지했던 분들이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여론조사를 통해 나오지만, 지금 실험을 하기에는, 또 경험이 미숙하고 야당의 계략에 대해 순진한 접근으로 헤쳐나가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이 위험 신호를 무시하면 시간이 지나 불행히도 '그때 원희룡 말을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지난 주말 한 후보가 당원 대상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이라는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한 마디로 말하면 그런 여론조사 공표는 심각한 불법이다."-나경원 후보는 자신으로의 연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는데."상대 후보를 존중한다. 하지만 굳이 연대를 하게 된다면 나 후보가 저를 도와야 할 상황이다."-총선 때 김건희 여사가 사과했다면."문자 내용은 사과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그때 사과 문제를 풀었으면 총선 결과가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이 정도 사안은 최소 20~30석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한 후보의 '3대 의혹'(댓글팀 운영·비례대표 사천·김경율 비대위원 금융감독원장 추천) 지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한 후보 주면 인물, 측근의 관여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었다고 본다. 비례대표에 지원했던 당원들이라면 많이 공감할 것이다.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 의혹이나 여론조사팀 운영 의혹도 충분한 근거가 있다. 그래서 '당무감찰'을 통해 밝히자고 내가 먼저 자신 있게 제안한 것이다.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은 내가 아니어도 이미 공개되고 있다. 관련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던데 평소 한 후보 스타일과 달라 의아하다."
-한 후보가 제시한 해병순직특검법 수정안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수정안도 특검을 하는 걸 전제로 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안보다 낫다고 해서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민주당이 특검을 하려는 목적은 오직 탄핵의 빌미를 찾자는 것이다.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은 의원들이 반대하는데 수정안이라 내놓고 동참해 달라? 당 대표가 황제인가."-선거가 혼탁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당 선관위의 시정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존중하고 협조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 참패의 책임 당사자가 바로 출마해버리면서 온갖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제3자 (해병순직)특검을 추진한다는 데 특검은 탄핵으로 가는 덫이라는 걸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다. 또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과 같은 언어를 동원해버렸다. 이런 상태에서 신뢰를 갖고 당정 관계를 맞춰 나갈 수 있겠나. 이 부분을 문제 제기 하는 것이다.
검증 자체는 치열해야 한다. 어떻게 위기 국면에서 검증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나. 우리 내부의 검증조차 못 거치면 외부 공격에는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때의 외부 공격은 지금처럼 말로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론몰이와 행동이 나오게 된다. 경선 과정에서 나오는 우리 집안 내부의 검증 공방으로써 우리 스스로 단단해지는 것이다. 검증 자체를 섭섭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한 후보는 검증을 처음 당해보니 팬들과 본인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다 거치고 넘어서야 크게 될 수 있다."-당 대표가 된다면 한 후보와도 손잡고 당을 함께 개혁할 생각이 있나."물론이다. 누구와도 손잡고 소통하며 당을 개혁할 준비가 돼 있다. 한 후보가 경험을 충분히 쌓고 동지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당 대표가 된다면 '이재명의 민주당'과 어떻게 싸울 것인지."이재명 전 대표를 여전히 감옥에 못 넣어 답답한 마음이다. 인천 계양에서 맞붙으며 토론회를 할 당시, 이 전 대표는 나에게 제대로 답변도 하지 못했다. 정치 경력 25년인 나는 이 전 대표를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에 맞서 싸우는 한편, 당정이 민생 회복을 통해 국민 신뢰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권·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대선 출마 의향이 있나."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지금은 1년짜리 (당 대표)가 아니라 한 달짜리라도 특검을 막기 위해 도전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대선은 그 다음 얘기다."-마지막으로 후보가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는."자유와 책임이 함께 하는 것이다. 보수의 가치는 자유 의지와 이기심을 발전 동력으로 삼되, 인간의 한계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다. 인간을 개조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전체주의 내지 집단주의를 막고 자유 의지에 기초한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정체, 안보를 굳건히 지키자는 확고한 의지, 이것이 보수의 핵심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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