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단독으로 강행한 해병순직특검법 입법 청문회를 두고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참고인에 대한 수차례의 퇴장 조치 등이 '국회 갑질'로 비쳤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에게 쇼로 보일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고 나오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모습은 국민들로 하여금 그야말로 실망을 안겨줬다"며 "목불인견의 참상"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등 야당 법사위원들이 증인과 참고인을 불러놓고 국회에 부여된 권한을 넘어서는 조롱, 모욕, 협박을 가하는 것이 마치 왕따를 만들고 집단 폭행을 가하는 학교 폭력을 보는 듯 했다"고 질타했다.
앞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난 21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사위를 열고 해병순직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논란은 특검법 처리에 앞서 야당이 진행한 입법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방부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법사위로 불러 개최한 청문회에서 야당이 해병 순직 외압 의혹에 관한 진상을 규명하는 대신 갑질성 막말, 협박, 조롱을 일삼았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정 위원장은 당시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각각 10분씩 퇴장시켰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증언 선서와 답변을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은 해병 순직 사건 당시 "실질적으로 지휘권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는 정 위원장의 주장에 "방증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가 "위원장이 생각도 못 하냐, 어디서 그런 버릇을 배웠냐"는 정 위원장의 사과 요구를 받았다.
임 전 사단장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그렇게 느끼셨다면"이라고 입을 열자 정 위원장은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신경전을 벌이다 임 전 사단장에 10분 퇴장을 명했다.
증인들에 대한 발언 제한도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고 얘기하라"고 했으나 증인들이 실제 손을 들어 발언 의사를 표하면 "나중에 하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의 경우 "국정감사 전에 도망가려고 (장관) 사표를 낸 것"이라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 주장에 "사의 표명 배경은 탄핵 때문"이라고 항변했다가 회의장을 나가야 했다. 정 위원장은 "답변 기회를 달라"는 이 전 장관에 "왜 끼어드냐"며 퇴장을 명했다.
정 위원장은 퇴장 조치 이유로 "성찰하고 반성하라는 의미"라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퇴장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쉬고.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하라"라며 거들었다.
야당의 법사위 진행을 두고 흡사 '일진회'를 떠올리게 한다는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진회는 무리지어 위력을 과시하는 교내 폭력서클 등의 의미로 지칭된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정 위원장의 과거 학원장 경력을 거론하며 "13시간 동안 '애잡이 학원장'이 '증인잡이 위원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개도 제 버릇 못 버린다고 정청래 '애잡이 학원장' 하며 버릇대로 '증인 10분 퇴장' 등등, 보기만 해도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며 "정말 저질 잔치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단독 법사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이 전·현직 공무원들을 잔뜩 불러 호통치는 모습이 우리 지지층에는 시원할 지 몰라도, 다른 국민은 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 구성이 당장 이번 주에 진행될 텐데 그 이후에 회의를 여는 것이 여론 환기에도 더 좋지 않았겠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고압적 태도와 오만함 그 자체"라며 "국민들 눈에 그저 당 대표를 향한 충성 경쟁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보인 행태는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나 명백한 언어 폭력이고 한 마디로 인권 침해 행위였다"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정 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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