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연금개혁과 관련해 정부·여당 안을 수용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을 두고 "거짓과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연금개혁 사기' 제하의 글을 통해 "이 대표가 연금개혁을 이야기하며 또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금개혁과 관련해 돌연 "오늘 공식적으로 당신들(정부·여당)의 안을 받을 테니 처리하자고 입장을 내겠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전향적으로 여당이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타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했던 50%에서 45%로 낮추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13% 인상안에는 여야가 뜻을 모았지만 소득대체율은 민주당이 45%, 국민의힘이 43%로 올리는 방안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정부·여당안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안을 '소득대체율 45%'라고 주장하면서 결국 민주당의 방안을 계속 밀어붙이는 형국인 것이다.
연금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표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노후를 위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21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고 비난 받았지만, 이번 연금개혁에서 극적으로 타협함으로써 국회의 존재 이유와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유 의원은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안'은 민주당이 주장한 안이지 윤석열 정부 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민주당 안이 윤석열 정부 안으로 둔갑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런 거짓말로 인해 연금개혁이 늦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과 말장난으로 민주당의 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민주당의 속셈에 더는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연금개혁안이 21대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졸속'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도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22대 국회로 넘기고, 임기 안에는 확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금개혁특위 여당 위원인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28일 합의 없는 국회 본회의 강행에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이 연금개혁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혔는데도 영수회담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또다른 거부권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금개혁은 미래 세대 부담을 고려한 종합적인 개혁안이 필요하다"며 "연금개혁은 전 국민적인 관심 사항으로 22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 속에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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