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임 없다" 흔들리는 한동훈…국민의힘 총선 현장 '한숨'

국민의힘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이 흔들리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 시 책임론’ 관련 말을 이랬다 저랬다 바꿔 당 내부와 지지자들로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일 오전 부산 해운대 유세에서 “우리 정부가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지만 그 책임이 나에게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비대위원장으로 온 지) 100일도 안 됐다. 그 책임이 나한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여러분이 부족하다고 말하면 (나는) 97일 동안 어떻게든 바꾸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어 “나는 정말 억울하다. 내게 아직 기회를 한 번도 안 줬는데, 이렇게 사라지게 둘 거냐”고 했다.

이에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으며 험지인 서울·수도권은 물론 경남·부산 낙동강 벨트까지 그 여파가 미치자 패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발언의 문제를 인식했는지 오후 진해 유세에는 말을 다소 달리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우리 정부를 두고 여러분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보는 분도 많을 것”이라면서 “저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제가 당을 이끈다. 제가 책임지고 여러분 눈높이에 우리 당과 정부 눈높이를 맞추는 일을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저희와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부족한 점 지적하면 인정하고 책임지고 바꾸지만 저 당은 이재명 대표 마음대로 하지 않나. 우리는 여러분 마음대로, 여러분이 지적해주시면 바꾼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민 간 괴리를 자신이 좁히겠다고 완화한 것이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한 위원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 지속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관련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관련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 을 후보는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다.

김경율 당 비상대책위원도 총선 앞 당 지지율 하락 관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사 임명과 호주 출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부적절한 발언을 기점으로 민심이 정말 차갑게 반응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상황”이라며 ‘대통령실’ 책임을 말했다. 이들은 한 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들이다.

함 후보는 본인과 한 위원장을 향한 당원과 지지자들 비난 여론이 들끓자 “탈당 촉구 발언을 철회한다”고 태도를 바꿨지만 당내 후폭풍은 여전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일 자신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에 한 누리꾼이 한 위원장 부산 발언에 견해를 묻자 “법무부 장관을 했으니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누리소통망(SNS)에도 “셀카쇼만이 정치 전부가 아니다.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며 “진심(眞心)과 진심(盡心)으로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후략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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