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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주당 탈당파의 교룡운우

오주한

친종계 전횡에 유비 찾아가 비상한 사람들

민주당 탈당파의 與 이적 사례 더 나오나

 

‘황충(黃忠)·위연(魏延)·마량(馬良)·마속(馬謖)·방통(龐統)·제갈량(諸葛亮)’ 모두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어본 사람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다.

 

황충은 백발 휘날리며 전장을 누빈 노당익장(老當益壯)의 대명사다. 위연은 반골지상(反骨之相)이지만 일개 부곡(部曲·말단 가병)에서 장군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마량·마속 형제는 백미(白眉) 등 고사의 유래가 된 경천지재(經天之才)다. 와룡봉추(臥竜鳳雛)로 일컬어진 방통·제갈량의 재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둘 있다. 바로 중국 남부 형주(荊州) 출신이라는 것과 후한(後漢) 말기 형주를 오로지하던 채 씨 일족에게 핍박받았다는 것이다.

 

후한 말 형주의 주인은 유표(劉表)였다. 그는 서기 190년 조정으로부터 형주자사에 임명돼 임지에 부임했다. 유표는 명목상 형주의 최고책임자였지만 실권은 없다시피 했다. 황건적(黃巾賊)·십상시(十常侍)의 난 등 천하 혼란을 틈타 득세한 유력 호족들은 유표를 사실상 배후 조종했다. 힘이 필요했던 유표도 형주 호족들의 우두머리 격인 채 씨 일족과 결탁했다.

 

채 씨 일족의 전횡이 얼마나 심했냐면 주인 집안의 후사에 개입하기도 했다. 채 씨의 당주(當主) 격이었던 채모(蔡瑁)는 누이를 유표에게 시집보내 혈연 관계를 맺었다. 채모의 누이는 아들 유종(劉琮)을 낳았다.

 

유표에게는 이미 장남인 유기(劉琦)가 있었다. 그러자 채모는 이른바 ‘친종(친 유종)계’를 만들었다. 또 유표·유기 부자 사이를 이간질하는 한편 걸핏하면 유기를 죽이려들었다. 채 씨의 핏줄인 유종을 향후 형주의 새 주인으로 세워 채 씨가 형주를 독차지하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주인 집안의 장남도 이렇게 대했을진대 황충·마량·제갈량 등이 유표에게 중용되는 걸 채모가 얼마나 기를 쓰고 막았을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다. 유표도 채모의 전횡을 모른 척했다.

 

결국 황충·마량·제갈량 등은 줄줄이 새 터전을 찾아 떠나버렸다. 이들이 택한 새 주인은 유비(劉備)였다. 이들은 유비 밑에서 비로소 교룡운우(蛟龍雲雨·교룡이 비구름을 만나 하늘로 비상함)했다. 유비는 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결국 형주의 새 주인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명계 공천 전횡에 반발한 인사들의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이상민·김영주 의원 등 일부는 국민의힘에 입당했거나 입당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한 결 같이 “민주당은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외친다. 향후 민주당에서 얼마나 더 교룡운우의 사례가 나올지 주목된다.

 

※3월4일 네이버·지면에 발행될 예정인 전국 일간 스카이데일리의 필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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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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