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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해 이른바 '정치인 체포조 명단'이 적힌 메모와 관련 "'왜 이런 사람들을 체포하려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고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잊어먹지 못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20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측이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조 명단'을 메모로 남긴 경위를 묻자 "지금처럼 이 메모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의 체포조 명단을 통화로 듣고 받아 적었다고 검찰과 헌재 등에서 증언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이 메모에 '14명', '16명(밑줄)'이 적힌 이유를 묻자, 홍 전 차장은 "처음 들을 때부터 12명의 명단을 정확히 기억하고 2명은 들었는데 잘 기억은 못했다. 1~2명이 더 있었던 것 같아서 (16명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이후 국회 측 질문에서 "지난해 12월 11일 검찰 조사 받으면서 검사가 (메모에 대해) 설명해보라 했을 때 '16명 아니고 14명'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또 메모에 적힌 인원수는 12명이라 그 때 양정철, 조해주 두 명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입장이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한 장소를 추궁하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기억을 보정하니 처음 여 전 사령관이 제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던 것은 공터에 있을 때였던 (계엄 당일) 오후 10시58분 상황이었다"며 "받아 적은 것은 오후 11시6분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홍 전 차장 설명에 따르면 당시 여 전 사령관은 그와 1차 통화에서 일반전화로 '체포조 명단을 불러 줄테니 보안폰으로 바꿔서 통화하자'고 했고, 그는 통화가 어려워 사무실로 돌아와 2차 통화를 해서 명단을 듣고 받아 적었다.
홍 전 차장은 "보안폰에는 차관급만 들어가 있었고 방첩사령관은 포함이 안 됐다"며 "그래도 연결하려다 보니 개인이 입력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통신실이나 담당 부서에서 연결시켜야 해서 보안폰으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연결이 불가능해서 최종적으로 다시 일반전화로 '보안폰이 연결 안 된다, 사람 보내라' 하니 '바빠서 보낼 수 없다'고 해서 불러준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첫 메모를 적자 마자 보좌관에게 정서를 시켜 두 번째 메모가 만들어졌고, 계엄 이튿날인 12월 4일 오후 4시께 다시 복기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를 다시 쓰게 한 이유를 묻자 "두 명이 생각나지 않아서"라며 정서를 시킨 보좌관에게 다시 쓰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썼던 메모와 "명단은 동일하다"고도 말했다.
홍 전 차장은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메모에 파란 글자는 보좌관이, 검정 글자는 자신이 적었다는 등 메모가 만들어진 경위를 설명하면서 "그 때는 특별한 의미 없이 했던 행위들이 이렇게까지 설명을 드려야 할 게 됐다"고 했다.
국회 측에서 윤 대통령 측이 통화 장소나 메모 내용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홍 전 차장은 "여러 가지 오해나 여러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보좌관한테 정서를 시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혼자만 썼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 줬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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