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짓는 투표가 5일(현지시각) 시작되면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으로 전개된 이번 대통령선거의 승패가 언제 확정될지도 관심이다.
4년 전인 2020년 대선의 경우 11월3일 진행된 선거가 같은 달 7일에야 확정된 만큼 이번에도 박빙 대결 구도 속에서 등록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州)별 승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전투표율이 70%에 육박했던 2020년 대선 이후에 일부 주의 경우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를 신속하게 개표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개선한 만큼 올해 개표 결과는 2020년보다는 더 빨리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초당정책센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대선 유권자는 2억4400만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투표율이 2020년(66.6%) 수준을 기록할 경우 1억62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셈이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4일 23시(동부시간 기준)까지 82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했다. 이 중 투표소 현장투표는 4493만여명, 우편투표가 3777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6746만명이 우편투표를 하겠다고 신청한 만큼 실제 사전투표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같은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대선(1억145만명) 때보다는 적은 것이지만, 2016년(4724만명) 등 그 이전 대선보다는 훨씬 많은 수치다.
각 주의 선거 결과는 본투표와 사전투표 개표를 해야 알 수 있다. 먼저 본투표의 경우 7개 경합주의 경우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5일 22시에 종료된다.
통상 12~13시간 동안 진행되지만, 한국시각을 기준으로는 5일 14시부터 6일 15시까지 약 25시간 동안 이뤄진다. 주별로 투표소 운영시간이 다르고 지역마다 시차까지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진행되는 50개주와 워싱턴DC 중 투표가 가장 먼저 종료되는 곳은 인디애나와 켄터키(18시, 이하 미국 동부시간)다.
이어 1시간 뒤에 경합주 조지아를 포함해 7개주가 투표종료와 함께 개표에 들어간다. 이후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19시30분 △펜실베이니아 20시 △위스콘신 20시 △미시간 20시(일부는 21시) △애리조나 21시 △네바다 22시 등이 순차적으로 투표를 종료한다.
개표에서 최대 관건은 박빙 대결 구도가 그대로 이어질지다.
대부분 경합주가 오차범위 내에서 두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최근 여론조사처럼 개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으로 진행될 경우 끝까지 개표해야 승자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대부분 대선은 늦어도 이튿날 정도에는 승패가 드러났다. 하지만 수일에서 한 달 이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미국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538(파이브서티에이트)는 "선거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우편투표를 하고 있으며 이는 개봉 후 확인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투표보다 개표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면서 "선거 당일 밤 승자를 알아내는 것은 과거의 일이 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 같은 양상이 현실화할 경우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의 개표가 중요해진다.
2020년 대선의 경우 본투표 개표 때는 당 색깔이 빨간색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다가 사전투표 개표가 진행될수록 우위가 사라지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당시에는 '투표 조작' 음모론을 이유로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공화당 지지자들이 이번에는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한 만큼 사전투표가 주별로 실제 어느 후보에 유리할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런 맥락에서 만약 초박빙 대결이 벌어질 경우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 처리가 선거 승패 확정 속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의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등 7개주는 선거 전까지 사전투표 처리 절차를 개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선거 당일부터 밀봉된 봉투를 열어 선거구별로 분류하고 유권자 서명을 확인하는 작업 등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펜실베이니아 개표 상황과 승리 확정이 전체 대선 결과 확정에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펜실베이니아는 2020년 대선 때도 본선거 4일 뒤인 11월7일에야 승자를 결정할 수 있었으며 이 결과가 나온 직후에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다.
경합주 가운데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본투표 전에 사전투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조지아는 경합주 가운데 가장 빠르게 이르면 선거 당일 밤 자정께 결과를 알 수도 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다만 투표일 당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하는 애리조나의 경우 다른 주들보다 우편투표 개표가 늦게 시작돼 개표와 집계를 모두 끝내는데 최장 13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밖에 네바다의 경우에는 선거일 당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에 대해서는 선거일 4일 이후 도착분까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해외 및 군인 유권자의 우편투표에 대해 선거일 3일 이후 도착분까지 인정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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