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녹취록 파문에 與 "법적 문제 없다 … 문재인의 울산시장 문제가 진짜 선거 개입"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녹취록' 논란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국민의힘은 또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소환하며 역공에 나섰다.

31일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녹취록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녹취록 내용에 대해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나눈 사적 대화인 데다 선거법 위반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며 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반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전화 통화 녹취록에 대해 "사적인 대화"라며 "공천개입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통화 당시 윤 대통령은) 취임 전 당선인 신분이었다"며 "대화 자체가 공적이지 않고 사적인 대화"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이었는데, 윤석열 (당시) 당선자에게 누구를 공천해 줘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며 "취임식 전의 수많은 사적 대화다. 정상 참작해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무원은 국가 조직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한쪽 정치세력을 편드는 걸 문제 삼는 것인데, 당선인 신분은 그런 것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서 경선 운동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통화 시점이 윤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이었던 당선인 시절이었기 때문에 해당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했고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는 윤 대통령의 취임일인 2022년 5월10일 하루 전날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그러나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에게 공관위 자료를 넘긴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도 "윤석열 당선인은 공관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풍쟁이 대통령과 거짓말쟁이 대통령실의 말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공정하고 엄정한 특검 수사로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사적관계를 통한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사태의 엄중함을 알아야 한다"며 "말장난 같은 거짓 해명만 계속한다면 성난 민심의 파도가 모래성 같은 권력을 쓸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탄핵 정국 조성에 열을 올리자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소환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레알' 선거개입을 알려드린다"며 "대통령이 진짜 개입한다면 문재인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정도는 돼야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전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이 수사기관을 동원한 혐의를 말한다. 법원은 지난해 1심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을 표적삼아 청와대가 '하명수사'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통으로 개입하고 울산경찰청장과 다수의 경찰이 개입한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대통령실을 동원하기를 했나, 창원경찰서장을 동원하기를 했나. 민주당의 '내로남불'도 가지가지고, 이재명 살리자고 문재인 죽이는 수를 택한 것 외에 아무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분명한 것은 온갖 잡동사니 데리고도 대통령이 된 것은 그만큼 윤 후보가 역량이 출중했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판을 모르고 정치에 뛰어들다보니 대선후보 경선 때 윤 후보 측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다 붙어 있었고 명태균도 그중 하나"라며 "윤 대통령이 무너지면 우리 진영이 붕괴되고 대한민국은 또다시 좌파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된다"며 "모두 정신차리자"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