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무력 강화노선 불변 확언 … "ICBM 발사로 적 대응의지 알려"

북한 김정은은 31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적에게 대응 의지를 알리는 적절한 군사 활동이라고 주장하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고수하겠다고 확언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ICBM 발사 현장에서 "이번 발사는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지역 정세를 격화하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 의지를 알리는 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 활동"이며 "우리 국가의 전략 공격 무력을 부단히 고도화해 나가는 노정에서 필수적 공정"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또 "최근에 목격하고 있는 적수들의 위험한 핵 동맹 강화 책동과 각양각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 활동은 우리의 핵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해주고 있다. 우리는 그 어떤 위협이 국가의 안전영향권에 접근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 ICBM 발사를 정당화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의 안전 상황과 가증되는 전망적인 위협과 도전들은 우리로 하여금 현대적인 전략 공격 무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며 핵 대응 태세를 더욱 완벽하게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김정은의 입장은 ICBM 발사 다섯 시간 만에 신속히 나왔다. 일반적으로 북한 관영매체는 ICBM 시험발사를 비롯해 무력 도발을 벌인 그다음 날에 관련 보도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도발 당일 보도했다.

앞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ICBM 발사 사실을 발표하며 미사일총국이 "매우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국가 수반의 명령에 따라 진행된 이번 시험발사는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 기록을 갱신했으며 세계 최강의 위력을 가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이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이 미사일이 신형 고체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최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12축짜리 신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분석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 미사일이 역대 최장시간인 86분을 비행했다며 이 미사일이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2일 북한이 기존 9축 TEL을 이용해 동해상으로 발사한 '화성-18형'의 비행시간은 74분이었다.

북한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을 도발하되 그 수위는 낮췄다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이날 고각 발사 도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려면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