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카이로 협상이 결국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종료됐다. 미국은 세부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절차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25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오사마 함단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 방송을 통해 협상이 임박했다는 얘기는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함단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과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서 군을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제시한 새로운 휴전 조건을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또 하마스가 석방을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몇몇에 대해서 유보하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들이 석방된다면 가자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휴전이 시작하면 가자지구 북부로 귀환하는 피난민들을 검문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면서 "우리는 합의된 것을 철회하거나 새로 조건을 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24~25일 카이로에서 휴전협상을 벌였다.
양측이 모두 카이로로 협상 대표단을 보내면서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 쟁점에 하마스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은 또다시 교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트 알리쉬크 하마스 정치국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집트에 파견했던 대표단이 최근 협상 결과를 검토한 뒤 저녁 카이로를 떠났다고 알렸다.
알리쉬크는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주민들의 취향 자유, 구호 및 재건 노력, 진지한 포로 교환 거래 등이 합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스라엘-미국, 협상 지속 기대…협상 재개는 '미정'이스라엘 협상팀도 이날 저녁에 복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다음 단계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관료들은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협상안을 수용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을 중재한 미국도 협상 지속가능성을 열어뒀다.
CNN에 따르면 한 미국 관료는 "최근 며칠간 카이로에서 진행한 고위급 회담은 모든 당사자가 최종적으로 실행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려는 정신 아래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은 문제와 세부사항을 추가로 해결하기 위해 향후 며칠간 실무 그룹 차원에서 절차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협상팀이 카이로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또 다른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는 하마스 고위 대표들과 만나 협상안을 자세히 검토했으며 남은 쟁점이나 명확히 해야 할 질문을 확인했다고 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필라델피 회랑에서 이스라엘군 주둔이 여전히 핵심 논쟁 사안 중 하나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위 (관료) 수준의 실무 그룹이 다시 소집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직 양측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협상을 마무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협상 재개 시점에 대한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가자지구 휴전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과 중동 내 광범위한 갈등 촉발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이란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지난달 테헤란에서 암살된 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왔다.
보복을 언급한 지 3주가 넘도록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는 이란은 가자지구 휴전협상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휴전협상이 있었던 이날 대규모 미사일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전면전 발발 우려를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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