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24일(현지시각) 연설하는 가운데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불참해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온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과 맞물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간 對이스라엘 정책 기조에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랍계와 진보 유권자들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가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14시 미국 의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이다.
상‧하원 지도부가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이나 외국 정상 등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상‧하원 합동 연설은 상원의장인 부통령과 하원의장이 공동으로 주재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의 의회 연설 때 하원의장과 함께 의장석을 지킨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연설에 불참하고 인디애나주를 찾아 기존에 잡힌 선거운동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을 이유로 한 해리스 부통령의 부재는 이스라엘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간의 약간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은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 문제에 더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에서다.
더힐은 "59세의 해리스는 81세의 대통령인 바이든과는 다른 세대"라며 "바이든의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지지 입장은 젊은 민주당원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12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죽었다"면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보호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3월에도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끔찍한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런 발언은 그때까지 바이든 정부에서 나온 가장 날카로운 발언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접근법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對이스라엘 접근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균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 측 한 인사는 "해리스 부통령의 언어는 처음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는 물론, 팔레스타인의 곤경을 포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해리스 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전쟁 지원으로 이탈한 아랍계 미국인 및 진보진영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소외시킬 경우 중도 유권자들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신속한 군사지원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하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settle)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지원과 관련, "미국의 신속한 군사지원은 가자지구의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중동 역내에서 확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 신속한 군사지원을 요청하면서 사용한 문구를 거론하면서 "우리에게 도구를 빨리 주면 우리는 일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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