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원 구성 협상 결렬에 따른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또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가운데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7개 상임위 수용 안건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받았다. 의총에서는 민주당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넘겨야 한다는 강경론이 팽팽히 맞섰지만 결국 7개 상임위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추 원내대표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뒤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이 반대했다는 전언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을 마친 뒤 '대국민 입장' 발표를 통해 "민주당은 애초부터 원 구성 관련 여야 대화와 협치, 국회 정상화에 관심도 없었으면서 협상하는 척 쇼만 반복했다"라며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여야 간 협치를 위해 수십차례 거듭 제안한 우리 당의 양보 협상안도 민주당은 매번 단칼에 걷어찼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절대 다수 의석을 무기로 국민을 두려워 하지 않고 폭주하는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을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이 장악한 법제사법위원회, 과학방송정보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가 무소불위로, 민주당의 입맛대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나머지 7개 상임위 역시 정쟁에 이용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7개 상임위를 맡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정쟁만 일삼는 민주당과는 달라야 한다. 오로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가 안보와 미래 먹거리, 나라의 재정을 책임지는 상임위 역시 민주당의 손아귀에서 그들 입맛대로 주물러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며 "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민생입법에 집중하겠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은 또 상임위 보이콧을 중단하고 원내 투쟁을 강화할 예정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입법폭주와 의회독재 저지를 위해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겠다"라며 "정쟁적 특검을 남발하고, 탄핵으로 겁박하며 행정부의 권한, 사법부의 독립, 언론의 비판·견제 기능까지 모두 형해화시키려는 민주당의 오만함과 몰염치에 맞서 더 처절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했다.
이어 "국회를 '이재명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결정에 따라 오는 25일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몫인 국방·외교통일·정보·기획재정·정무·여성가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최 일정을 27일로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 규정 관련 당헌·당규상 3일간의 최고위원회 협의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헌·당규는 법적으로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에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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