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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北 위성, 엔진 연소 계통 문제 추정" … 전문가들 "러북 군사협력 증거"

뉴데일리

군 당국이 북한의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원인을 발사체 엔진 연소 계통의 문제로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실패 원인과 관련해 "초기에 폭발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1단 추진체가 폭발했기 때문에 연소 계통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정도의 추정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두 차례) 실패했을 때와 달리 추가 발사계획을 공언하지 않았고, (이번 실패 원인에 대해) 초보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에 (추가 발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새로운 발사체의 1단 추진체를 제공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술적 지원 모든 단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며 "시간적으로 기술만 알려줘서 될 수 있는 수준이냐, 부품까지 제공했느냐, 그런 부분까지 같이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27일 오후 10시 44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약 2분 뒤인 10시 46분쯤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 北 "1단 추진체의 연료로 케로신, 산화제로 액체산소 사용"

북한은 이날 발사한 정찰위성 발사체의 1단 추진체의 연료로 케로신(등유),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한 지 1시간 30여 분 뒤인 28일 새벽 0시 22분쯤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케트에 탑재해 발사를 단행했지만 1계단 비행 중 공중폭발해 발사가 실패했다"며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 전문가 "러시아제 RD-191 또는 RD-151 … 러북 군사협력 진전 증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장착한 엔진은 러시아제 로켓인 안가라(Angara) 계열의 RD-191이나 RD-151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러북 군사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정찰위성 1호기 발사체 '천리마-1형'은 구소련의 RD-250 엔진을 모방한 '백두산 엔진'을 장착했다. 백두산 엔진은 연료로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 산화제로 적연질산 또는 사산화이질소를 사용한다. 추력이 떨어지고 맹독성이 있지만 상온 보관이 용이해 군사적 용도로 쓰인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액체산소-케로신 연료는 러시아가 최강국으로, 우리의 나로호와 누리호도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채택한 바 있다"며 "액체산소가 저온추진제이니, 상온추진제(UDMH와 N2O4)를 쓰는 천리마와 완전히 다르고, ICBM 개발용이라는 비난도 피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발표대로라면 이번의 실패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 연료체계의 연소불안정성 문제를 해소하고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산소 액화온도가 영하 183도이니 연료저장과 주입장치도 극저온용으로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이 언제부터 이 연료체계를 개발해 왔는지 잘 모르겠으나, 충분한 연소시험과 단 구성 시험 없이 바로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것이 상당히 의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北,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 고도화'한다는 의구심 제거 효과"

이러한 극저온 추진제를 사용함으로써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을 고도화시킨다는 의구심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하는 경우 지상에서 발사 전에 산소를 액체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상당한 시설과 장비 설치(2000년대 당시 나로호 발사시설의 경우 900억 원)가 요구된다"며 "액체산소 산화제와 케로신 연료를 각각 산화제와 연료 탱크에 주입하는 데는 1시간 이상 소요돼 우주감시 위성에 쉽게 노출되므로 탄도미사일에는 극저온 추진체를 사용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이러한 극저온 추진제용 엔진을 단기간에 개발했다기보다는 러시아로부터 협력(무기거래) 대가로 이 엔진을 들여와서 수차례의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해 발사했을 개연성이 높다. 지난 9월 북한과 러시아의 협상을 통해 시행된 협력 방안으로 추정된다"며 "가장 가능성이 있는 엔진은 우리나라 나로호 사업에서 1단으로 사용한 RD-151 엔진이다. 이러한 로켓 제공이 추후 문제가 될 경우 러시아로서는 한국에도 기제공된 로켓임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3기의 위성 발사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단 엔진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기술보강에 최소 3~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최대 1~2기 정도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전에 러시아 기술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싶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5/28/20240528002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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